2일 ‘쇼팽 콩쿠르 우승자 갈라 콘서트’ 개최 “조성진, 짐머만 못지 않은 빼어난 연주” 극찬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꺄아아악”. 예정된 연주를 마친 조성진이 앙코르 곡 연주를 위해 다시 자리에 앉자 객석에서 ‘비명’같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아이돌 그룹 공연장에서나 들을 수 있는 소리였다.

앙코르 곡은 쇼팽의 청년기 작품인 ‘녹턴 20번(Nocturne No. 20 In c# Minor)’. 나치 독일시대 폴란드를 배경으로 한 영화 ‘피아니스트’에 나왔던 곡이다. 전날 “앙코르 곡은 디저트 같아 너무 달면 안 되니 많이 연주 않겠다”던 조성진은 이 곡 한 곡만을 더 들려준 뒤 무대를 떠났다.

2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쇼팽 콩쿠르 우승자 갈라 콘서트’가 열렸다. 콘서트 연주는 드미트리 시쉬킨(6위), 이케 토니 양(5위), 에릭 루(4위), 케이트 리우(3위), 샤를 리샤르 아믈랭(2위), 그리고 마지막으로 조성진(1위) 순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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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기획한 크레디아 측에 따르면 당초 조성진이 케이트 리우와 샤를 리샤르 아믈랭에 앞서 네번째 연주자로 예정돼 있었으나, 1일 입국 이후 오케스트라와 솔리스트가 협의해 순서가 바뀌게 됐다.

조성진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조치로 보였지만, 이 때문에 케이트 리우와 샤를 리샤르 아믈랭과 함께 각각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과 2번을 들려줬던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객석을 향해 제대로 인사를 하지도 못한 채 무대를 떠나게 돼 아쉬움을 남겼다.

맨 마지막 연주자로 나선 조성진은 ‘녹턴 13번 다단조, Op. 48-1’, ‘환상곡 바단조 Op.49’, ‘폴로네이즈 6번 내림가장조, Op.53 영웅’을 차례대로 연주했다.

조성진은 이날 공연에서 세계적인 권위의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공연이 끝난 후 만난 음악평론가 장일범(경희대 겸임교수) 씨는 “감성적인 사운드와 시적인 사운드, 또 개성강한 사운드가 고루 섞인, 동시대 젊은 피아니스트들의 쇼팽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들을 수 있는 공연이었다”고 총평하면서 조성진의 연주에 대해서는 “왜 조성진이 1위인지를 알 수 있었다. 다른 연주자들도 훌륭했지만 조성진은 어느 경지 이상을 넘어서는 연주자”라고 평가했다.

특히 조성진에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과 더불어 ‘폴로네이즈 최고 연주상’을 안겨준 폴로네이즈 6번 ‘영웅’ 연주에 대해서는 “감성만 풍부한 것이 아니라 지성도 잘 컨트롤하는 피아니스트라는 걸 보여준 연주”라며 “크리스티안 짐머만 못지 않은 빼어난 연주였다”고 극찬했다.

한편 이날 낮 콘서트홀 로비는 조성진 공연을 보기 위해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원래 오후 8시 공연만 예정돼 있었으나 50분만에 2500석이 모두 팔려나가는 바람에 공연 기획사와 주최 측이 오후 2시 공연을 추가했다. 오후 2시 공연 역시 30여분만에 전석 매진됐다.

공연이 끝난 후에도 로비에 걸린 공연 포스터 앞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관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오후 8시 공연에서 조성진은 콩쿠르 결선 무대에서 연주했던 ‘피아노 협주곡 1번 마단조 Op, 11’를 바르샤바필과 함께 들려줄 예정이다.

[사진제공=크레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