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등 SNS 유행 ‘크로밍 챌린지’

심부전·폐질환 등 치명적 손상 초래

챌린지 영상 차단에도 사망 잇달아

미국 애리조나주의 10대 소녀가 틱톡에서 유행하는 ‘크로밍 챌린지’를 하다가 뇌사 상태에 빠졌다. [페이스북 캡처]
미국 애리조나주의 10대 소녀가 틱톡에서 유행하는 ‘크로밍 챌린지’를 하다가 뇌사 상태에 빠졌다. [페이스북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확산한 ‘크로밍 챌린지’를 시도했던 미국의 한 10대가 뇌사 상태에 빠진 뒤 결국 숨졌다.

미 뉴욕포스트와 피플지 등 외신에 따르면 애리조나주에 거주하는 레나 오루크(19)는 스프레이를 흡입하는 크로밍 챌린지에 나섰다가 쓰러져 일주일간 의식을 찾지 못했다. 항상 “유명해질 것”이라고 말해 온 10대 소녀는 결국 뇌사 판정을 받은 끝에 지난 1일 세상을 떠났다.

레나는 지난달 스프레이 형태의 키보드 세척제를 흡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키보드 세척용 스프레이를 살 때는 신분증도 필요 없고, 가격도 저렴하다. 취하는 것이 아이들이 찾는 전부다. 이건 냄새도 안 나서 약물 검사로 알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스프레이를 흡입하는 이 챌린지는 2023년께부터 틱톡 등에서 유행하면서 10대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스프레이를 코나 입으로 흡입하면 스프레이에 든 휘발성 물질로 인해 환각 증상에 빠지게 되는데, 이 같은 모습을 SNS에 올려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챌린지에 참여하는 10대들이 늘고 있다.

틱톡에서 유행하는 ‘크로밍 챌린지’를 하다가 뇌사 상태에 빠진 뒤 결국 세상을 떠난 레나 오루크. [페이스북 캡처]
틱톡에서 유행하는 ‘크로밍 챌린지’를 하다가 뇌사 상태에 빠진 뒤 결국 세상을 떠난 레나 오루크. [페이스북 캡처]

레나의 사인 역시 흡입제 남용으로 인한 돌연사 증후군으로 밝혀졌다.

애리조나주의 아너헬스 스코츠데일 오스본 메디컬센터의 중환자실 책임자인 랜디 와이스먼 박사는 “환각에 빠지게 되면 일시적인 행복감을 느낄 수 있지만 단 몇 분일 뿐”이라며 “가스 속 화학물질을 흡입하면 실제로 폐와 신체의 나머지 부분에 있는 산소를 대체해 심부전, 간부전, 폐질환 등 즉각적으로 치명적인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족은 “아이 말만 믿지 말고 깊이 파고들어 방을 수색해 보라”며 “끔찍하게 들리겠지만, 아이의 생명을 구할 수도 있다”고 10대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당부했다.

한편 지난해 3월에도 영국에서 11세 소년이 이 챌린지를 따라 했다가 심장마비로 숨졌다. 2023년에는 호주에서 13세 소녀가 크로밍 챌린지를 시도했다가 심각한 뇌 손상으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진 뒤 8일 만에 숨졌다.

틱톡은 10대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위험한 챌린지 관련 영상이 플랫폼에 게시되는 것을 차단하며 조치에 나서고 있지만 희생자가 속수무책으로 이어지고 있다.


better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