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전신마비 증상을 보인 4세 여아의 모습. [SNS]
갑자기 전신마비 증상을 보인 4세 여아의 모습. [SNS]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미국에서 가족과 캠핑을 다녀온 4세 아이가 갑작스러운 전신마비 증세로 병원에 이송되는 일이 벌어졌다. 알고 보니, 머리카락 속에 숨어있던 ‘진드기’때문이었다.

2일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에 거주하는 테일러 저스티스(31)는 지난달 11일 네 자녀와 함께 캠핑을 다녀왔다.

캠핑을 다녀오고 5일이 지났을 무렵 딸 매들린 턱윌러(4)에게서 갑자기 마비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딸은 움직임이 점차 둔해지더니 스스로 일어서지도 못했다.

테일러는 딸을 즉시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검사를 해도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결국 딸 매들린은 인근 대형 소아 전문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매들린은 상체까지 마비가 진행된 상태였고, 눈맞춤도 못할 정도로 의식까지 흐려졌다.

병원의 신경과 전문의는 가족에게 야외활동 여부를 물은 뒤 두피를 검사했다. 그 결과, 머리카락 사이에 숨어 있는 ‘록키산맥 목재진드기’를 발견했다.

이 진드기는 피부에 부착돼 피를 빨며 신경독소를 체내에 방출해, 드물지만 치명적일 수 있는 ‘진드기 마비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드기 마비증은 대부분 진드기가 완전히 제거되면 몇시간 안에 회복되지만, 진단이 늦을 경우 호흡근 마비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다행히 매들린은 진드기를 제거한 뒤 상태가 빠르게 호전됐다.

한편, 국내에서는 ‘살인 진드기’로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 주의보가 내려진 바 있다. 전문가들은 야외활동시 긴 옷과 모자, 양말 착용으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귀가 후 즉시 세탁과 샤워를 통해 진드기 부착 여부를 확인할 것을 권고했다.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전염되는 SFTS는 사망률이 약 20%에 달하지만 백신이나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어 예방이 최선이다.


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