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로프트 등 핵심 유통 채널 입점

전용 매대 운영·K-코스메 페스티벌도 개최

일본 도쿄 시부야 메가돈키호테 화장품 코너. 전새날 기자
일본 도쿄 시부야 메가돈키호테 화장품 코너. 전새날 기자

[헤럴드경제(도쿄)=전새날 기자] KOREAN COSMETICS(한국 화장품).

일본 도쿄 쇼핑의 중심 시부야에 자리 잡은 대형 할인 잡화점 메가돈키호테. 이달 찾은 메가돈키호테 시부야점은 수많은 내국인 고객과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인기 상품을 모아놓은 매장 1층 중심부는 다름 아닌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었다. 에이피알의 메디큐브 제품들은 찾는 고객이 많아 매대 한 칸이 텅텅 비어있을 정도였다.

3층 화장품 코너에는 ‘KOREAN COSMETICS(한국 화장품)’이라는 안내문이 붙은 매대가 별도로 꾸려져 있었다. 엑셀(EXCEL), 캔메이크(CANMAKE) 등 일본 뷰티 브랜드 상품들이 익숙했던 과거와 달리 한국 브랜드 상품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난 모습이었다. 일부 중국인 관광객들은 여행국가인 일본이 아닌 한국 화장품 코너에서 제품을 쓸어담기도 했다.

국내 대표 로드숍 브랜드 네이처리퍼블릭은 글리터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었다. 특히 일부 제품은 ‘돈키호테 전용’이라는 안내푯말로 눈길을 끌었다. 올리브영의 PB(자체 브랜드) 필리밀리까지 입점해 퍼프, 브러시 등으로 화장 소품까지 제품 카테고리를 넓혔다.

도쿄의 또 다른 핵심 쇼핑 상권 긴자 인근에 자리 잡은 드러그스토어 로프트(LOFT) 역시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찾는 고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30일까지 일본 전국 로프트 매장과 온라인 스토어에서 진행 중인 ‘K-코스메 페스티벌 2025SS(봄·여름)’의 열기가 뜨거웠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총 100여개 K-뷰티 브랜드의 500여종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실제로 긴자의 로프트 매장에는 과거부터 일본 소비자에게 인기가 높았던 3CE의 다양한 색조 화장품부터 비건뷰티를 앞세운 라카(LAKA)의 제품까지 다양했다. 이니스프리 역시 한쪽 매대에서 세럼, 로션, 크림 등 기초라인을 기반으로 한 제품을 소개하고 있었다. 올리브영의 PB(자체 브랜드) 웨이크메이크 매대도 꾸려져 다양한 색조 제품을 선보였다.

일본 도쿄 메가돈키호테 시부야점 1층에 입점된 에이피알의 메디큐브 제품들. 매대 한 칸이 텅 비어있다. 전새날 기자
일본 도쿄 메가돈키호테 시부야점 1층에 입점된 에이피알의 메디큐브 제품들. 매대 한 칸이 텅 비어있다. 전새날 기자
일본 도쿄 긴자의 한 로프트 매장에서 K-뷰티 코스메 페스티벌이 진행 중인 모습. 전새날 기자
일본 도쿄 긴자의 한 로프트 매장에서 K-뷰티 코스메 페스티벌이 진행 중인 모습. 전새날 기자

K-뷰티 브랜드들이 로프트 매장에 들어선 것은 의미가 깊다. 로프트는 일본 전역에 100여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는 대표 라이프스타일 잡화 전문 체인이다. 일본 내 인지도가 높아 입점에 성공하면 다른 유통채널 진출과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배경에는 정부의 K-뷰티 진출 지원도 있다. 로프트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손잡고 ‘한국 뷰티 페스티벌(K-코스메 페스티벌)’를 통해 한국 소비재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코트라는 올해도 국내 기업 제품의 로프트 단독 선판매와 매대 운영을 추진한다. 입점이 확정되면 일본 전역의 로프트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통해 본격적인 수출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일본에서의 K-뷰티 위상은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본래 일본은 자국 브랜드 소비가 뚜렷하지만, 최근에는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102억 달러(약 15조원)로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일본에서도 2022년에 이어 3년째 수입국 1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MZ세대 사이에서 K-팝 아이돌 메이크업 영향으로 색조화장품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일본의 경우 색조화장품 수출액은 2020년 1억9687만7000달러에서 지난해 3억1662만3000달러로 1.6배로 증가했다. 기초화장품 수출액은 2억170만6000달러에서 2억5835만2000달러로 1.3배로 늘었다.


newda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