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위스키 수요, 日사케·中백주 이동

고물가에 고도주 인기·콜키지 문화 정착

한 고객이 GS25에서 사케와 백주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GS리테일 제공]
한 고객이 GS25에서 사케와 백주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GS리테일 제공]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편의점에서 ‘비주류’로 여겨졌던 동양 술이 새로운 인기 품목으로 급부상했다.

23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류 트렌드는 와인과 위스키 등 ‘서양 술’에서 일본 사케와 중국 백주 등 ‘동양 술’로 옮겨가는 추세다. 한때 ‘오픈런’까지 일으키며 높은 인기를 끌었던 와인과 위스키의 인기는 한풀 꺾였다.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젊은 세대는 기존 비주류로 취급되던 사케와 백주로 눈을 돌렸다.

편의점에서는 지난해부터 세 자릿수로 매출이 늘어난 곳도 있다. 편의점 GS25의 주류 스마트오더 플랫폼 ‘와인25플러스’의 사케·백주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2022년 29%에서 2024년 190%, 2025년 3월 315%를 기록했다. GS25는 상품 수를 2023년 108개에서 2024년 402개로 대폭 늘렸다.

동양 술은 식문화가 비슷한 국가적 특성으로, 한국인들이 먹는 음식과 잘 어울린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일본 사케는 엔저의 여파로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기도 했다. 실제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사케 수입량은 5684톤으로, 전년 대비 5%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 백주는 고도주 인기에 힘입어 판매가 늘었다. 고물가가 장기화하면서 고도주 자체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적은 양으로도 음주를 즐길 수 있어 젊은 소비자가 많이 찾았다는 분석이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백주는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는 9월부터 연말까지 찾는 소비자가 많다. 지난해 와인25플러스의 백주 월별 주문 건수(전월 대비)는 전월 대비 9월(32%), 10월(68%), 11월(105%), 12월(371%) 증가했다. 프리미엄 소주 수요를 일부 대체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식당에서 외부 술을 가져와 즐기는 ‘콜키지’ 문화도 동양 술의 인기에 불을 지폈다. 여기에 모바일 선물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카카오선물하기 데이터를 살펴보면 사케·백주 구입 객단가는 와인을 추월했다. 주요 소비층이 2040인 것으로 나타나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끌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성별에 따라 사케는 여성이, 백주는 남성 소비자에게 더 인기가 많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주류 트렌드가 서양에서 동양으로 이동하면서 편의점들도 주류 제품군을 새로 구성하고 있다”며 “식당 콜키지 문화로 편의점에서 제품을 받는 픽업 서비스도 활발한 편”이라고 말했다.


newda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