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18일부터 정비계획 변경안 공람

저류조 설치…GTX-C 노선 위엔 공원

재건축조합 “연내 사업시행 인가 목표”

서울 강남구 대표 재건축 단지로 최고 49층, 5962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이상섭 기자
서울 강남구 대표 재건축 단지로 최고 49층, 5962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이상섭 기자

서울 강남구 대표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용적률 320% 이하를 적용해 최고 49층, 5962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은마아파트는 서울시 재개발·재건축 패스트트랙인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받아 정비계획 변경과 건축·교통·환경 등을 통합심의로 진행, 사업시행인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은마, 역세권 인세티브로 용적률 상향=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18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정비계획 변경안을 공람하고, 오는 30일 주민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조합은 역세권 개발 인센티브를 적용해 용적률을 최대 320%까지 활용하고, 최고 49층· 5962가구로 건립할 계획이다. 이 중 공공임대는 891가구, 공공분양은 122가구다.

정비계획 변경안에는 단지 내에 빗물 저장시설인 저류조를 설치하는 방안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 자문회의에서 공공기여 시설로 저류조를 강력하게 요청하고, 조합이 이를 받아들이면서다. 아파트 단지를 통과하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위치에 주거동이 아닌 공원을 배치하는 방안과 은마상가 위치를 조정하는 방안 등도 포함될 예정이다.

1976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최고 14층, 28개동, 4424가구 규모다. 2023년 수립된 기존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용적률 300%를 적용해 최고 35층, 33개 동, 5778가구로 재건축할 계획이었으나, 조합은 지난해부터 역세권 개발을 적용해 용적률을 완화해 층수를 높이는 방향으로 정비계획 변경을 추진해 왔다.

정부가 작년 1월부터 시행한 ‘역세권 뉴:홈’은 지하철역, 버스 정류장 역 인근에 있는 정비구역의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올려주고, 추가로 늘어나는 가구 수의 일부를 ‘뉴:홈 공공분양’으로 공급하는 제도다. 은마아파트는 정비 면적의 50% 이상이 지하철역 승강장 경계 기준 250m 이내에 있어 상한 용적률을 종전 300%에서 360%까지 높일 수 있다.

▶용적률 최대 360% 적용받을 수 있지만, 통경축 확보 위해 320% 적용키로=조합은 이 같은 내용을 지난 1월 24일 정기총회에 안건으로 올려 통과시켰다. 조합원 4449명 중 3903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95% 이상이 1호 안건인 정비계획 변경안에 대해 찬성표(3706명)를 던졌다.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신청하는 2호 안건에도 3903명 중 3745명이 투표해 96%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은 이를 바탕으로 용적률 360%를 적용해 최고 49층, 6575가구로 재건축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최종적으로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1차 자문 결과를 반영해 최고 49층, 5962가구로 확정했다. 전체 동 가운데 6개 동에 49층을 적용해 조화로운 스카이라인을 조성할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역세권 개발 인센티브를 적용하면 용적률을 최대 360%까지 높일 수 있지만, 아파트 동 간 간격을 넓혀 ‘통경축을 확보하라’는 서울시의 자문회의 결과를 반영해 용적률을 320%까지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정비사업에서 아파트를 고층으로 짓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아파트 단지 내 공간을 비워 조망권과 개방감을 확보해 열린 단지를 조성하려는 서울시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 대표 재건축 아파트로, 주변 신축과 ‘키맞추기’ 전망=조합은 향후 ‘정비사업 8부 능선’에 해당하는 사업시행인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은마아파트는 1996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해왔으나, 2023년에야 조합을 설립했다. 조합 설립 이후에도 올해 1월 법원이 조합장의 직무 집행정지 가처분 결정을 내리는 등 사업 진행이 더뎠다. 지난 8월 가처분 결정 취소 후 다시 사업 속도를 높이고 있다.

중층 단지로 구성된 은마아파트는 사업성이 뛰어난 편이 아니어서, 그간 용적률을 높여 사업성을 높이는 게 관건이었다. 임대·공공분양 물량을 내놓더라도 용적률을 완화하면 조합원 분담금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은마아파트는 한국 사교육 1번지인 대치동을 대표하는 단지로, 최근 재건축 기대가 커지며 몸값이 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1일 35억5000만원(5층)에 거래돼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서울시가 잠시 풀었던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도 제외돼 실거주 의무가 있는데도, 매수 수요가 끊이지 않던 대표 단지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같은 면적 매물은 현재 37억원까지 호가를 부르고 있어 재건축 속도가 빨라지면 매매가도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은마아파트 인근 비재건축 아파트는 전용면적 84㎡ 호가가 40억원을 넘겼다. 대치동 대장주인 ‘래미안대치팰리스’는 토허구역 해제가 됐던 지난달 1일 전용면적 84㎡가 40억7500만원에 손바뀜됐고, 현재 같은 면적 호가는 44~45억원선으로 더 올라갔다. 인근 ‘대치SK뷰’도 같은 면적 매물이 40억원에 나와있다. 박로명 기자


dod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