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세론’ 굳히기…“착한 1등”
김경수 ‘친노적자’…盧·文정부 공신
김동연 ‘경제 전문가’…관세외교도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를 가리기 위한 경선의 막이 올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적수가 없는 지지율을 기록 중인 이재명 예비후보는 ‘1강’ 굳히기에 나선다. 이에 도전하는 김경수 예비후보는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적자로서의 ‘적통성’을, 김동연 예비후보는 경제관료로 시작해 경기도정을 책임진 ‘경제 전문가’의 역량 부각에 집중할 전망이다.
이재명·김경수·김동연 민주당 경선 예비후보는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 참석했다. 추첨을 통해 기호 1번이 된 이 예비후보는 “공정하게 합리적으로 경쟁하고 이 경선 과정이 배제의 과정이 아니라 함께하는, 역량을 더 키우는 그런 과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기호 2번 김경수 예비후보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 민주정부 3기 공과를 모두 안고 있는 민주당의 경험과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줄 수 있는 그런 경선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호 3번 김동연 예비후보는 “당당한 경제 대통령, 유능한 경제 대통령 후보 또는 대통령으로 평가 받고 선택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이 예비후보는 민주당 내에서뿐 아니라 대선 본선에서도 가장 유력한 주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4·10 총선을 지휘해 민주당을 국회 과반 의석을 보유한 거대 야당으로 탈바꿈시키고, 당 대표를 연임하면서 당내 조직을 장악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국면을 거치면서 민주당의 ‘이재명 일극체제’는 더욱 공고해졌다.
세 번째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서는 이 예비후보는 경험적인 측면에서도 다른 예비후보들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당내에선 이 예비후보에게는 이번 경선이 ‘안정감’을 보여주는 국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는 “이 예비후보가 서있는 위치나 입장은 지난 대선들과는 완전히 다르다”라며 “다른 주자들을 존중하고 경선을 안정적으로 치르는 모습을 보여 ‘착한 1등’이 돼야 한다”라고 했다.
김경수 예비후보는 민주당 후보로서의 ‘적통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세 후보 중 유일하게 민주당이 집권했던 정부(김대중·노무현·문재인) 모두에서 직을 맡았던 이력이 있다. 세종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1호 정책으로는 행정수도 이전을 제시하는 등 친노적자 타이틀을 강조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예비후보와 가까운 인사는 “김 예비후보는 국민의정부 청와대에서 근무를 했고, 참여정부에서도 비서관을 맡았다. 문재인 정부를 만들어낸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라며 “입법과 행정, 국정을 모두 경험해 본 후보”라고 말했다. 김 예비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경선 캠프 구성을 발표하면서도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의 민주주의 정신을 다시 회복하고, 빛의 연대와 연정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함께 모아 겸손한 권력으로 강한 나라를 만들고 대한민국이 처한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김동연 예비후보는 ‘경제 전문가’ 이미지 부각에 집중한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 9일 관세 대응을 위한 미국 출장을 앞두고 인천국제공항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미국 자동차 완성차 3대 회사(GM, 포드, 스텔란티스) 소재지인 미시간주를 찾은 뒤 귀국해서는 ‘자동차 부품업계 관세 대응을 위한 후속조치 점검회의’를 열기도 했다. 대선주자이자 현직 경기도지사로서 경제를 중심에 둔 행정 역량을 보이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대선 출마를 선
언한 직후 미국 관세 외교를 이유로 자리를 비우는 모습을 보였는데,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라며 “경제를 책임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예비후보는 전날(15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를 찾아 후보 등록을 마친 후 “국민만 믿고 가겠다. 경제가 가장 자신 있고, 글로벌 문제를 가장 잘 다룰 수 있다”라며 “당당하고 정직한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양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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