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가별 상호관세 90일 유예 조치로 기록적인 폭등을 했던 뉴욕증시가 하루 만인 10일(현지시간) 급락했다. 미국이 중국에 적용하는 합계 관세율이 종전 125%보다 높은 145%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다. 미중 관세 전쟁 우려는 이날 유가도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미국의 관세 부과가 중국 경기 침체를 가져와 원유 수요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중국과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며 “합의를 할 수 있기 바란다”고 했다. 트럼프의 널뛰는 관세 정책과 이에 따른 금융시장의 롤러코스터 장세가 향하는 첫 기착지는 결국 미중 협상 타결이 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날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상호관세 125%에 펜타닐(마약) 관세 20%를 더한 값이 최종 대중관세율이며 미 동부시간으로 10일 0시1분부터 적용된다고 확인했다. 뉴욕증시는 급락세로 반응했다. 전날 12.16%의 폭등세로 마감했던 나스닥지수는 이날 4.31% 떨어진 채로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7.87%상승에서 2.5%하락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9.52%급등에서 3.5% 급락으로 각각 하루 만에 반전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도 전장대비 각각 3.66%와 3.28% 급락하며 마무리됐다.

미국 금융시장은 이달 들어 급등락을 거듭했다. 지난 3~4일 이틀간은 뉴욕증시 3대 지수가 9~12%로 폭락했다. 2일 발표된 상호관세 때문이었다. 그러나 트럼프가 9일 중국을 제외한 70여개국에 대해 국가별 상호관세 유예 조치를 발표하며 기본관세 10%만 적용하겠다고 하자 증시는 크게 반등했다. 중국은 미국과 관세 주고받기 공방을 벌이며 84%까지 맞불 관세를 부과한 상황이다. 결국 트럼프 2기 미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시작한 관세 전쟁의 최대 분수령은 중국과 협상, 곧 양국간 정상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매우 존중한다”면서 “그는 오랜 기간 진정한 의미에서 내 친구였다”고 밝힌 뒤 “나는 양국 모두에게 매우 좋은 결과로 끝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미국과 중국은 우리에게 제일 큰 수출 대상국이다. 양국 간 관세 전쟁은 우리 산업에 직격탄이 될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관세로 인해 미국 수출길이 막힌 중국산이 세계 시장에 덤핑으로 나오면, 우리의 경쟁 분야가 치명타를 맞을 수 있다. 국가별 상호관세 유예 조치로 약 3개월 시간을 번 우리로선 미중 간 논의와 관계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며 대미 협상의 의제와 일정을 조율해야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