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기초단체장 인터뷰

개청 30주년 강성태 부산 수영구청장

‘역사와 문화’ 공존 로드맵 추진, 10~20년 후에도 머물고 싶은 도시로

일자리 창출, 스포츠 투어리즘, 1750 프로젝트 등 주민 체감행정 실천

강성태 수영구청장이 지난 11일 오후 부산 수영구청 내 집무실에서 수영구 캐릭터 ‘모리’를 앞에두고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수영구청 제공]
강성태 수영구청장이 지난 11일 오후 부산 수영구청 내 집무실에서 수영구 캐릭터 ‘모리’를 앞에두고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수영구청 제공]

[헤럴드경제(부산)=조아서기자] “역사가 살아 숨 쉬고 문화가 흐르는 도시, 젊은이와 어르신이 함께 행복한 도시, 그런 도시를 만들겠습니다.”

아름다운 해변을 품고 있는 부산 수영구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30년 전 남구에서 분구(分區)한 이후 수영구는 주거와 관광,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살기 좋은 도시’로 자리 잡았다. 현재 수영구 인구는 약 17만2000명, 연간 방문객은 4500만 명(이동통신사 통신망 기준)에 이른다. 주민과 방문객 모두가 머물고 싶은 도시, 재선의 강성태 수영구청장이 추구하는 또 다른 목표이기도 하다.

그는 ‘일지일도(一志一道)’, 즉 하나의 뜻을 품고 한 길을 간다는 좌우명처럼 2018년 민선 7기 수영구청장으로 취임한 이후 줄곧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을 추진해 왔다. 수영구 개청 30주년을 맞아, 헤럴드경제는 지난 11일 강 구청장을 만나 그가 꿈꾸는 도시의 미래를 직접 들어봤다.

- 올해로 수영구가 개청 30주년을 맞이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1995년 3월 1일, 수영구는 남구에서 분구하며 새로운 역사를 시작했다. 당시 인구 20만7000여 명, 예산 274억 원 규모였던 작은 도시가 이제는 연간 4500만 명이 찾는 관광과 문화의 중심지가 됐다. 이제는 단순한 성장을 넘어 미래 100년을 준비해야 할 때다.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문화가 흐르는 수영’을 만들기 위해 문화와 경제, 복지가 균형을 이루는 지속 가능한 발전 전력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 공장이 없는 수영구에서 일자리 창출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그 배경은.

▶취임 후 가장 먼저 추진한 사업이 ‘일자리 종합센터’였다. 수영구는 공업 지역이 아니다 보니 일자리 창출이 어렵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단순히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취업 상담부터 직무 교육, 기업 연계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결과 지난해 수영구는 일자리 창출 목표 대비 112.4%의 성과를 냈고, 고용률도 전년 대비 1.5%p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고용노동부 주관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대상’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일자리는 주민 삶의 질과 맞닿아 있다. 앞으로도 청년과 중장년층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 지원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일자리는 또 인구 유출입과도 직결된다. 수영구는 인구 감소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부산 전역이 저출생·고령화로 인해 인구 감소 문제를 겪고 있다. 수영구도 예외가 아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175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40년까지 정주 인구 17만 명을 유지하고, 연간 500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청년층 유입을 위한 주거환경 개선, 중장년층을 위한 일자리 확대, 어르신 복지 강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 광안리 해변과 수영구의 문화적 자산을 활용한 체류형 관광정책도 적극 추진해 방문객이 단순히 다녀가는 것이 아니라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 그러려면 관광객이 아닌 주민이 생활 속에서 느끼는 정책 체감도도 중요한데.

▶수영구는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2023년 7월 민락수변공원의 금주구역 지정이다. 과거 이곳은 관광객과 젊은 층이 몰리는 유흥 공간의 성격이 강했지만, 사실 주민들이 일상을 보내는 생활 공간이기도 하다. 금주구역 지정은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가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생활문화 공간’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이제는 가족단위 방문객이 늘어나고 산책을 즐기며 문화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쾌적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 주민들의 실생활에 직접적인 혜택을 주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고 들었다.

▶부산에서 유일하게 주민등록등본, 초본 등 주요 민원서류를 무료로 발급하는 정책이 대표적이다. 주민 편의를 높이기 위해 동 행정복지센터뿐만 아니라 구청, 지하철 무인발급기에서도 민원서류 무료 발급을 시행하고 있다. 또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수영동을 새롭게 단장, 영유아를 위한 랑랑키즈카페와 어르신을 위한 실버피트니스센터를 설치해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며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 수영구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있다면.

▶무엇보다 ‘젊음의 도시’다. 그러다 보니 글로벌 트랜드인 ‘스포츠 투어리즘’이 활발하다. 2020년부터 SUP(스탠드업 패들보드)를 지역특화 스포츠로 육성했으며, 광안리 해변에서 오는 6월 장대높이뛰기 대회, 8월에는 국제 여자 비치발리볼 대회를 개최한다.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스포츠 열기는 지역 경제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해양스포츠뿐만 아니라 스케이트보드, 브레이킹 댄스 등 다양한 종목을 유치해 사계절 스포츠 관광 도시로 도약하고자 한다.

수영구청 민원실에 들어서면 대통령상 4개가 눈에 띈다. ▷대한민국 도시대상 전국 1위(2020, 2023년) ▷2024년 국민행복민원실 전국 1위 ▷제16회 다산목민대상 전국 1위 등이다. 강 구청장이 얘기했던 ‘주민위주 체감행정’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강 구청장은 이어 수영구의 정체성에 대해 묻자 ‘역사’와 ‘문화’를 꼽았다. 그는 “수영은 삼국시대 거칠산국부터 신라시대 동래고읍성, 조선시대 경상좌수영에 이르기까지 행정·국방·외교의 중심지로 기능해 왔다”며 “수백 년을 이어온 ‘좌수영어방놀이’와 ‘수영야류’ 등 전통문화가 살아 숨 쉬는 지역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3선 도전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강 구청장은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미래 세대를 위한 기반을 닦는 것이 구청장의 역할”이라며 “앞으로도 한 길을 걸어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good4u@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