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과 함께 지역별 격차도 심해지고 있다. 강남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가격 급등이 서울 집값 전체를 끌어올리고, 이에 따라 강남·북 간, 수도권-지방 간 집값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집값 오름세와 동반된 격차 심화는 경기 침체 국면에서 계층·지역별 자산 양극화를 부추기고 정국 혼란기 사회 갈등을 더 키울 수 있어 매우 위험한 신호다.
지난 1년간 가장 크게 집값이 오른 지역은 서울 서초구인데 아파트 실거래가가 1년 새 7억원 가까이 올라 평균 28억원이 넘었다. 12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지난 1~2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서울 아파트 실거래 매매 7231건(11일 기준)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월 대비 집값 상승액은 서초구 6억9516만원(21억5393만원→28억4909만원), 강남구 3억6311만원(23억4753만원→27억1065만원), 송파구 1억9453만원(16억1518만원→18억971만원)이었다. 이들 강남3구 평균 실거래가는 23억8118만원을 기록하며 작년보다 3억7619만원 뛰었다. 강남 3구를 제외한 서울 나머지 지역 아파트의 평균 실거래가는 10억1103만원으로 작년(8억7337만원)보다 1억3766만원(15.8%) 올랐다. 서울과 지방 간 격차도 더 벌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격은 1.44% 올랐는데 서울은 8.02%의 상승률을 보였지만, 지방은 오히려 1.34%가 하락했다.
특히 서울시가 잠실·삼성·대치·청담동 일대를 대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한 지난달 12일 이후 강남3구의 집값 급등 현상이 가속화된 것이 우려를 사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해제 발표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단 9일만에 강남3구 아파트 평균 거래가격은 무려 8.0%가 올랐다. 이들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22개 구의 평균 거래 가격은 오히려 2.6% 떨어졌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인한 집값 상승과 금리 인하가 맞물리면서 주춤했던 가계대출도 늘었다. 12일 금융당국 발표에 따르면 2월 한달 간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이 5조원 늘어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4조3000억원이 증가한 1672조원을 기록했다.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는 소비 여력을 줄여 내수 침체를 부채질하고 가뜩이나 위기인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서울 강남권은 고학벌·고자산·고소득 계층이 집중된 곳으로, 비(非)강남, 비수도권과의 부동산 자산 양극화는 정치·사회적 갈등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또 서울과 지방간 집값 격차는 전국적 미분양 사태에도 악재다. 정부의 선제적 대응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