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원점 전문가 분석 들어보니

입시 업계, 의대 정원 축소에 대응 설명회 개최

역대급 N수생 수 예상…‘의대 광풍’은 여전해

전문가 “작년 정원 증가로 최상위권 N수생 감소”

대입 정책 조속한 확정 필요, 수험생 혼란 줄여야

정부가 ‘3월 말 복귀’를 전제 조건으로 의대 증원을 철회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입시 업계와 수험생, 학부모들이 혼란에 빠졌다. 입시업계는 의대 관련 긴급 설명회를 준비하면서도 “오히려 상위권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진은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에 걸려있는 의대 전문 학원. [연합]
정부가 ‘3월 말 복귀’를 전제 조건으로 의대 증원을 철회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입시 업계와 수험생, 학부모들이 혼란에 빠졌다. 입시업계는 의대 관련 긴급 설명회를 준비하면서도 “오히려 상위권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진은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에 걸려있는 의대 전문 학원.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정부가 ‘3월 말 복귀’를 전제 조건으로 의대 증원을 철회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입시 업계와 수험생, 학부모들이 대혼란에 빠졌다. 입시업계는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의대 관련 긴급 설명회를 준비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오히려 최상위권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12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종로학원은 오는 19일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축소에 따른 입시 예상 및 수험생 대응 전략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투스와 강남하이퍼학원 의대관 역시 “의대 관련 입시설명회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 밝혔다.

지난해 정부가 2025학년도 입시부터 5년간 의대를 매해 2000명 증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나이와 신분을 가리지 않고 의대를 준비하는 ‘의대 광풍’이 불었다. 문제는 입학정원을 두고 의정갈등이 지속되면서 의대 정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의 경우 정부가 지난 7일 교육 현장을 이탈한 의대생들이 이달 중으로 모두 복귀할 경우 내년도 의대 모집정원을 정원 이전인 3058명으로 철회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의대생들이 이달 내로 복귀하지 않을 경우 정원은 5058명, 복귀할 경우 정원은 3058명이기에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자연계열 최상위권 입시의 ‘열쇠’를 쥐게된 셈이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과대학의 모습. [연합]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과대학의 모습. [연합]

전문가들은 정원 변화가 예상되지만, 오히려 최상위권 입시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모집 정원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은 예상되지만, 유불리를 너무 민감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라며 “자연계열 최상위권의 경우 오히려 작년 증원으로 올해 최상위권 N수생이 줄어든 것이기 때문에, 기회라 생각하고 안심하고 준비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고3 수험생들은 불만은 있겠지만, 대입 정책의 경우 자주 바뀌는 것이 당연하다고 일단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의대 증원이 늘어나면서 지원자도 덩달아 늘어나고, 그러면 오히려 허수가 생길 수 있다. 이번 수험생들은 2022년 입시 결과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라고 조언했다.

“2022년 입시 결과 분석하는 게 중요해”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

“선배들보다 더 높은 점수 받고도 내년 의대에 탈락 할 수도”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

2026학년도 수능에 응시하는 n수생은 약 2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더불어 2007년 황금돼지해에 태어난 올해 고3 학생은 예년보다 약 4만 명 많은 44만9548명으로, 수험생 규모가 2020년대 들어 가장 많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의대 증원으로 인한 혼란은 필연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2025학년도에 모집 인원을 늘려 많은 수험생이 너도나도 의대 준비를 시작했는데 상황이 달라지고 있는 것”며 “2026학년도에 다시 정원이 줄면 경쟁률이 폭발적으로 올라가게 되고, 이에 따라 N수생이 대거 증가하면서 자연계열 최상위권 입시는 혼란에 빠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이어 “문제는 의대 입시 수요는 증가했지만 정원은 변했다는 것”이라며 “2025학년도에 의대에 간 학생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고도 2026학년도 입시에서 탈락하는 학생이 속출하고, 특히 지방 의대의 경쟁률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울 대치동 학원가. [연합]
서울 대치동 학원가. [연합]

정부가 입시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임성호 대표는 “의대 모집정원 재조정, 2025학년도 입시 결과 미공개 상황이라 의대 합격선은 예측이 정말 어려워진 셈”이라며 “2025년도에는 모집인원이 대폭 늘고 2026학년도에는 줄고, 2027학년도는 미확정이다. 2026학년도 의대 모집정원이라도 선발 방법, 지역 인재 비율 등 세부 사항을 조속히 발표해야 한다”고 했다.

다른 입시전문가는 “대입 전략을 짜야 하는 고등학생들 입장에서는 오락가락 의대 정책으로 혼란스러움만 커지고 있다”라며 “학생들 입장을 고려해 조속히 불확실성을 줄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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