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0명 항공기와 도보로 툰드라 이동

핵심 기반시설 탈환하고 최신 무기시험

러시아, 중국 북극 진출 의욕 높여

미·캐 갈등에도 평소처럼 협력관계 유지

북극해 인근의 그린란드 일대 호수에 녹고 있는 빙산이 떠 있다. [AFP]
북극해 인근의 그린란드 일대 호수에 녹고 있는 빙산이 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캐나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관세 전쟁’에 돌입한 와중에 미군 등과 합동으로 북극권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캐나다군은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9일까지 북극해에 인접한 캐나다 최북단 일대에서 연례 군사훈련인 ‘나눅(Nanook·북극곰)’ 작전을 실시했다.

캐나다군 외에도 미군과 영국군, 벨기에군, 스웨덴군, 핀란드군이 훈련에 참여했다.

목표는 북극권까지 군사력을 확장하고, 극한의 기후에서도 전투력 유지 능력을 높이는 것이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전체 참가인원은 650여명으로 항공기와 도보로 툰드라를 이동, 핵심 기반시설을 탈환하고 최신 장비를 시험하는 임무가 주어졌다고 한다.

이번 훈련은 러시아와 ‘북극에 가까운 국가’를 자처하는 중국이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얼음이 녹기 시작한 북극으로 진출하고자 의욕을 보이는 가운데 실시됐다.

북극해 해역은 해상운송의 새로운 요충지로 부상했고, 그 일대에는 막대한 양의 광물과 에너지 자원이 해저에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빌 블레어 캐나다 국방장관은 “(기후변화로) 북극 자원과 항로 접근권이 높아졌고, 이는 불행하게도 다른 적대국들로 하여금 더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도록 유혹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서방과 러시아, 중국 간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북극의 군사적 중요성은 예전보다 훨씬 커졌다.

캐나다는 지난해 북극해에 인접한 이누비크 지역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공군기지 바로 옆 개인 소유 항공기 격납고에 중국과 러시아가 관심을 보이자 860만 캐나다 달러(약 87억원)의 예산을 들여 전격 인수했다.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롱성 언급과 일방적 관세 부과에 따른 갈등에도 불구, 캐나다와 미국 양국은 평소와 다름없이 협력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캐나다는 지난 6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사일방어 구상인 이른바 미국판 ‘아이언 돔’에 합류할 것이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나눅 훈련에 참가한 캐나다군 장교 대런 터너는 “일단 길이 열리면 그들(중·러)은 올 것”이라면서 “우리는 그런 움직임을 금지하고, 멈추고, 막아낼 능력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