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감정연구센터 산하 카이 전망
총 낙찰액 25% 급감…주식시장보다 민감
![경매 현장 [서울옥션]](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18/news-p.v1.20250218.145e0f18180147aea530701255a94ecc_P1.jpg)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지난해 12월 초 급변한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어렵다’를 넘어 ‘알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18일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기업부설연구소 카이는 올해 미술시장을 전망하며 이같이 전했다. 미술시장은 주식시장보다 더 감정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미술시장에 대한 불신을 극복할 수 있는 신호를 찾아내야만 회복을 타진할 수 있다는 해석도 덧붙였다. 이를 반영하듯 연구소가 꼽은 지난해 미술시장의 주요 키워드는 ‘소송’, ‘하락’, ‘감소’, ‘폐쇄’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부터 시작된 둔화세가 계속되면서 지난해 국내 경매시장은 낙찰총액, 경매 횟수, 거래량 등에서 모두 부정적인 지표를 보였다. 지난해 주요 9개 경매사의 총 낙찰액은 1135억2522만 원으로, 전년 대비 25.22% 감소했다. 이에 대해 연구소는 “경기 침체로 인해 국내 미술시장에 들이닥친 찬바람이 미술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이어진 결과”로 풀이했다.
![경매 현장 [케이옥션]](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18/news-p.v1.20250218.b172f0b47f5c424ba1997e398fd10874_P1.png)
실적은 경매사마다 큰 편차를 보였다. 서울옥션은 지난해 경매 총 낙찰액을 전년 대비 30.8% 증가한 714억 원이라고 발표했으나, 이는 지난해 6월 부동산 분양권 ‘더 팰리스 73’ 경매 낙찰액과 사치품을 포함한 액수다. 이를 제외하면 순수 미술품 경매 총 낙찰액은 488억655만 원으로 전년보다 7.82% 감소했다. 케이옥션은 441억2530만 원으로 23.96% 줄었고, 마이아트옥션은 107억3075만 원으로 63.65%의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아이옥션과 에이옥션도 각각 23.56%, 23.67% 감소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지난해 미술품 시장의 거래 규모 추정치를 5400억 원 내외로 분석했다. 연구소는 “이는 2023년(6928억 원)과 비교하면 1년 사이 약 22%가 감소한 것으로 지난해 미술시장이 매우 어려웠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경매 횟수는 266회(오프라인 41회, 온라인 225회)로, 5회 감소했다. 출품 작품 수는 2만8553점에서 2만4023점으로 15.87% 줄었다. 특히 온라인 경매 출품작은 크게 감소한 반면, 오프라인은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 3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50억원에 새 주인을 찾은 김환기 작품. 김환기 ‘3-V-71 #203’, oil on cotton, 213.3×152.6cm, 1971 [서울옥션]](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18/news-p.v1.20250218.7b3e9d81d7904e3c9be9a420149af917_P1.jpg)

특히 위축된 시장 여건 속에서 검증된 작가의 고가 작품 거래는 전체 매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다. 10억 원 이상에 거래된 작품은 5점으로, 전체 판매총액의 약 22%를 차지했다. 이어 1억~5억 원 구간의 작품 거래는 전체 거래의 약 60%로, 시장의 중심축 역할을 했다. 연구소는 “지난해 국내 미술시장은 위축됐지만 고가 작품 중심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5억 원 이상의 작품은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에서 거래됐다. 서울옥션은 5억 원 이상 고가 작품 판매에서 케이옥션보다 우위를 선점, 전체 경매시장 점유율 43%를 기록했다. 케이옥션은 이와 반대로 중저가 작품의 높은 거래량을 바탕으로 전체 경매시장에서 39%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반면 암울한 미술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내 아트페어 개최 건수는 오히려 늘었다. 2021년 65개였던 국내 아트페어는 2022년 71개, 2023년 82개로 증가하더니, 지난해에는 무려 107개로 전년 대비 30% 늘었다. 연구소는 “아트페어 개최 주체가 거의 군소 화랑이거나 대부분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으로 개최됐다”며 “결국 성과와 상관없이 세금으로 지자체가 미술시장에서 경쟁력 없는 많은 지역 작가에게 아트페어 참여 기회를 주는 식으로 전락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해외 주요 경매사인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의 미술품 경매 매출은 전년 대비 29.3% 감소했다. 특히 뉴욕의 미술품 경매 매출은 25억2000만 달러(한화 약 3조6300억 원)로, 전년 대비 31% 감소했다. 그럼에도 전체 시장의 61.5%를 차지하며 미술시장 중심지로서 주도적 위치를 유지했다. 런던은 시장 점유율을 21.4%로 끌어올렸고, 홍콩은 10.8%로 주춤했다.
d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