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방산 3사 실적 개선 기대감

4분기 영업익 급증·흑자전환 예상

한미 협력 등 수출시장 호재 겹쳐

‘국내 방산업 1위’ 한화그룹의 방산 3사가 작년 4분기 호실적이 기대되는 가운데 올해도 우호적 경영환경으로 실적 상승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전 세계 곳곳에서 불거지는 지정학적 리스크, K-방산의 위상 강화 등으로 수출 호황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라 방산 관련 분야에서 한·미 협력이 더 돈독해질 것으로 보인다.

▶방산업 호조에 ‘장밋빛’ 실적 전망=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방산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오션의 지난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는 각각 5197억원, 448억원, 1152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각각 70.5%, 307.3% 늘어난 수준이다. 한화오션은 흑자 전환하게 되는 셈이다. 방산 수출 증가에 따른 업황 호조에 3사 모두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한화 방산 3사는 올해 실적도 ▷한국과 미국의 방산 협력 강화 ▷해외 수출 확대 ▷사업 구조 개선 및 기술 경쟁력 강화 등에 힘입어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미국 등 수출시장 확대 기대감=올해 실적 기대감에 대한 배경을 살펴보면, 우선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동맹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가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핵심 동맹국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무기와 장비 수요를 위해 방위비를 늘리면, 이는 곧 국내 방산업계 수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한·미 협력이 유력한 분야는 방산 기술이 꼽히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요 방산업체 중 가장 많은 수출 라인업과 다변화된 수출 지역을 보유했다. 특히 범용화된 무기 체계로 전 세계 수요 증가에 대응 중이며 K9 자주포, K239 천무(다연장 로켓), K21 보병전투차량 등의 수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군함 CMS와 레이더 영역에서 강점이 있고, 이에 더해 필리 조선소를 인수, 미국 군함 사업 확대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조선업을 통해 한국과 미국의 방산분야 협력이 본격 확대될 조짐이다. 미국이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에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규모의 해군을 배치하려면 함정 건조를 늘려야 하는데, 한국이 중요한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한화오션은 작년 7월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해 향후 5년간 미국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하고, 그해 8월에는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의 창정비 계약을 수주하는 등 미 해군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필리 조선소 인수가 미 군함 사업 진출에 필수적 투자였으며, 이를 통해 육해공을 아우르는 수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외에도 폴란드와의 방산 계약 후속 수주, 호주·인도·중동 시장 공략, 유럽 방산 수요 증가 등에 따른 수출 확대 기대감이 나온다.

▶글로벌 19위…순위 도약 관측=아울러 이들 3사의 사업 구조 개선도 장기적으로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차세대 전투기 엔진 사업을 확대 중이며, 한국형 우주 개발 프로젝트 참여로 우주항공 사업의 실적 기여도 또한 증가가 예상된다.

한화시스템은 저궤도 위성과 항공전자 사업을 확대하며 관련 수출 기회를 모색 중이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및 AI 방산 솔루션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잠수함, 구축함 등 수주 확대가 기대되며 향후 친환경 선박 시장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며 글로벌 시장 내 입지 강화도 예상된다. 한화그룹은 미국 국방 전문 매체 ‘디펜스뉴스’가 공개한 ‘2024 세계 100대 방산기업’ 순위에서 19위를 차지, 전년 대비 7계단 상승했다. 한국 기업 중에선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한화오션 인수에 따른 해양 방산 부문 강화와 K9 자주포 등 지상 무기 수출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약 10년 전 집계된 ‘2014년 세계 100대 방산기업’ 순위에서 처음으로 100위권에 들었고, 꾸준히 순위가 상승해왔다.

고은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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