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아 수가 9년 만에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13.4% 증가해 2만1398명을 기록했다. 2010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특히 지난 7월부터 4개월 연속 전년대비 증가세다. 출생아수는 통상 연초에 많고 연말로 갈수록 줄어드는 ‘상고하저’현상을 보이는데 이례적이다. 이대로라면 연간 합계출산율이 9년 만에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긴다.
지표는 전반적으로 고무적이다. 1~10월 누계 출생아 수는 19만9999명으로 1년 전(19만6193명)에 비해 1.9% 늘어났다. 9년만에 증가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특히 출생아수가 9월(10.1%)에 이어 두 달 연속 두 자리 수 증가세를 보인 것은 긍정적 신호다.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시·도에서 출생아가 늘어났다. 합계출산율도 3분기(7~9월)기준 0.76명으로 1년 전(0.71명)보다 0.05명 늘어났다.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출생아수의 선행지표격인 10월 혼인건수는 1년 전에 비해 무려 22.3%(3568건)나 늘어 향후 전망도 좋다.
출생아 증가는 무엇보다 엔데믹 이후 결혼이 늘어난 영향이 크지만 인구 구조와도 관련이 깊다. 에코붐 세대(1991년~1996년생)가 주 출산 연령대인 30대로 진입해 출산 가능 인구가 상대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부의 각종 지원책과 일·가정 양립을 위한 사회적 노력이 효과를 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유럽과 비교하면 우리 합계출산율은 절반에도 못미친다. 아빠들의 육아휴직 사용은 아직도 7.4%에 그친다. 육아 부담이 여전히 여성에게 치우쳐 있다는 얘기다. 일 ·가정 양립을 위한 지원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한다. 기업의 역할도 크다. 출산 지원, 육아 휴직, 유연근무, 아이 돌봄 등 가족친화적 기업일수록 출산율이 높다는 게 확인된다. 다행히 지금 젊은 층은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더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