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한 달 방문객 전년 대비 3% 감소

주점 매출도 1인당 매출단가 줄어

다중운집 인파사고 대비해 배치된 경찰과 공무원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지 2년이 지났지만 이태원 상권은 여전히 침체 기로를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핼러윈 기간 이태원을 찾은 방문객은 지난해보다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모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고, 강남·홍대 등 다른 상권으로 인파가 옮겨간 결과란 분석이 나온다.

23일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몬’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 간 이태원 상권을 찾은 방문객은 총 35만 5502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월(36만6050명)보다 약 3% 줄어든 수준이다. 같은 기간 이태권 상권에서 발생한 매출은 177억원에서 169억원으로 약 5% 줄었다. 이는 신용카드 및 현금 결제액을 통해 추정한 금액이다. 다만 호텔이나 편의점, 제과점 등 프랜차이즈 직영점의 데이터는 집계에서 제외했다.

점포별로 보면 A 감자탕 전문점의 매출은 2022년 10월 한 달 간 2억4200만 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10월 1억5600만 원, 올해 10월에는 1억1700만 원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방문객 1인당 매출단가도 지난해 4만4188원에서 올해 4만400원으로 감소했다. B 주점 추정 매출도 2022년 10월 한 달간 8400만 원에 육박했지만 지난해 10월 5900만원, 올해 10월 4400만원으로 줄었다. 매출단가는 지난해 6만4000원에서 올해 5만3000원으로 감소했다.

참사가 발생한 2022년 10월 이태원 상권 방문객 수는 43만9913명으로 최근 5년 간 가장 많았다. 이는 전년 동월(33만 1529명)보다 약 33% 늘어난 수준이다. 매출액도 같은 기간 154억원에서 198억원으로 약 29%나 급증했다.

오픈몬
오픈몬으로 확인한 이태원 상권 화면. [오픈몬 캡처]

그러나 참사 1주기인 지난해 10월에는 방문객 수가 약 37만명으로 급감했고, 매출도 177억원으로 뒷걸음질쳤다. 유통업계에서는 올해는 매출과 방문객 수가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더 하향 곡선을 그려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A 외식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상권이 살아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예약 건수가 10% 줄었다”며 “핼러윈 기간만큼은 이태원 대신 타 상권을 방문하겠다는 손님이 많다”고 했다.

매출 상위 업종에도 변화가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전체 업종 중 ‘한식 일반 음식업’의 방문객이 3만 1512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10월에는 ‘서양식 음식점업이 약 3만 명으로 가장 상위권에 올랐다. 매출의 경우에도 서양식은 지난해 10월 16억원에서 올해 10월 19억원으로 상승했지만, 한식은 17억원에서 16억원으로 감소했다. 이태원에서 한식점을 운영하는 B씨는 “한국인보다는 외국인 방문객이 많았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폐점도 늘고 있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한남·이태원 상권 공실률은 13.0%로 주요 상권 중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2.1%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명동(5.6%)은 7.2%포인트 줄었다. 홍대 상권의 공실률도 15.9%에서 12.2%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