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승인된 29개 사업 중 16건 미완료

기업인들 “트럼프 취임 전 대출 받는 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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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지속 가능한 개발과 에너지 전환에 관한 회의에 참석한 후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바이든 행정부가 내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시작되기 전 청정에너지 사업 대출 승인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한 대출이 승인된 29건의 청정 에너지 프로젝트 가운데 대출이 완료되지 않은 사업은 16건으로 약 250억달러(약 35조50억원) 규모다.

16건 가운데에는 켄터키와 테네시의 전기차 배터리 프로젝트(92억달러), 사우스다코타의 지속가능 항공연료(SAF) 사업(15억달러), 미국 전역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10억달러) 대출 등이 포함됐다.

트럼프 당선인 취임 후 청정에너지 산업에 대한 경제적 지원 중단을 우려한 기업들이 대출 신청을 늘리면서 지난달 말 210건이 접수됐고 액수는 3035억달러에 달한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그동안 미국 에너지부 산하 대출프로그램사무국(LPO)은 대출 지원을 통해 미시간주의 원자력 발전소 재가동, 네바다주의 리튬 채굴 자금 지원,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의 전기 자동차 부품 생산 공장 건설을 위한 수십억달러 규모의 거래 등을 성사시키며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시작되면 친환경 사업에 대한 대출 승인도 불투명해지는 상황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파리기후협약 재탈퇴부터 환경규제 철폐, 화석연료 산업 부활까지 급진적 정책 전환을 예고하면서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에 비상이 걸렸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보도했다. 트럼프가 ‘화석연료 전도사’로 불리는 크리스 라이트를 에너지부 장관으로 지명하면서 ‘트럼프 2기’는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과 정반대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 회사 플러그 파워 앤디 마시 최고경영자(CEO)는 폴리티코에 “미 에너지부로부터 17억달러의 대출을 승인 받길 희망한다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는 내년 1월 20일 전까지 대출 보증을 받는 것이 최선의 이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환경 제조업체 와바시 벨리 리소스의 경우 지난 9월 대출프로그램사무국으로부터 인디애나주의 옛 석탄 발전소 부지에 있는 암모니아 시설에 탄소 포집 및 격리 시스템을 설치하기 위해 약 16억달러 대출을 조건부로 승인 받았다. 그러나 날린 굽타 와바시 벨리 리소스 최고경영자(CEO)는 “8년의 기다림 끝에 대출 승인을 받았지만, 차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상황이 바뀔지 몰라 두렵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