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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전주)=황성철 기자] 주인의 화풀이 대상이 된 반려견 18마리가 고통을 견디다 못해 죽음을 맞았다.

기르던 반려견을 잔인하게 ‘물고문’하고 정신과 약까지 먹이며 때린 주인이 이례적으로 구속됐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2단독 강동원 부장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전북 지역 공기업에 근무하던 견주 A(42)씨가 반려견을 학대하기 시작한 시점은 2020년 10월, 강제로 물을 먹이고 기절한 반려견을 깨워 집요하게 악행을 반복했다.

A씨는 키우던 푸들을 화장실로 끌고 가서 샤워기로 물을 먹였다. 몸부림치는 푸들의 목으로 다량의 물을 부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A씨는 물을 먹고 기절한 푸들을 주먹으로 때려 깨웠다. 죽지 않고 깨어나면 며칠 뒤 다시 같은 수법으로 물고문을 계속했다.

결국 푸들은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이유는 단순했다. 아내와 불화로 화가 쌓이자 키우던 반려견을 상대로 화풀이를 했다.

A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또 다른 화풀이 대상을 찾았다.

그는 2021년 3월부터 11월까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반려견 20마리를 차례로 분양받았다.

새 보금자리인 줄 알았던 A씨의 집은 반려견들에게 ‘도살장’ 이었다.

A씨는 또다시 반려견들에게 물고문을 하고 정신과 약까지 강제로 투여했다.

뜨거운 물로 화상을 입히는가 하면 흉기로 반려견들을 수시로 찌르고 때렸다.

도저히 눈 뜨고 볼 수 없는 A씨의 악행으로 반려견 17마리가 고통 속에서 죽었다.

검찰의 기소로 법정에 선 A씨는 정신질환으로 인한 심신미약을 주장하면서 재판부에 형의 감경을 호소했다.

하지만 A씨는 동물 학대 사건으로는 이례적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다수의 반려견을 학대하거나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했고, 범행을 이어가기 위해 피고인이 거주하던 아파트 단지의 화단에 반려견을 매장했다”며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점,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지적 손상은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심신미약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