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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광주도시공사, 돈되는 아파트·상가 떼어내 선매매
‘제2 대장동’ 우려되는 첨단3지구 대행개발사업 파문
까다로운 연구개발특구법 대신 산업입지법 적용 논란
광주첨단3지구 주민들은 개발과정의 부당함을 제기하며 광주도시공사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서인주 기자.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황성철 기자] 아파트 8000여 세대를 짓는 광주연구개발특구 첨단3지구 공익개발사업이 산업단지 대신 돈이 되는 아파트·상가를 떼어내 선매매하면서 위법성 논란에 휩싸였다.

기획단계에서 상위법인 연구개발특구법 적용 대신 민간업체에 유리한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을 적용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법적 충돌이 예상된다. 광주시와 광주도시공사는 또다시 전문성 부족과 행정력 부재로 불공정 시비에 직면했다.

▶애매한 대행업체 규정=5000억 규모의 첨단3지구 3공구 토지 및 아파트 대행개발사업에는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단독참여해 계약을 앞둔 상태다. 우선협상대상자 계약체결시 3800억원을 광주도시공사에 선납하는 조건이다.

문제는 대행업체 선정기준에 대한 법률해석이다.

현대엔지니어링컨소시엄이 연구개발특구법상 ‘대행업체’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상충되기 때문이다. 연구개발특구법 제26조 제3항의 경우 대행 주체는 ‘특구에 입주할 자’로 규정됐다. 따라서 토목과 건설사업을 수행하는 현대엔지니어링은 대행규정 적용이 애매하다.

반면 산업단지입지법은 산업입지 공급과 배치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이 때문에 광주시와 광주도시공사가 까다로운 연구개발특구법 대신 산업단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을 적용했다는 분석이다.

사업비 1조2000억이 투입되는 광주첨단3지구는 아파트와 상가를 따로 떼어 개발하는 대행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연구개발특구법 위법성 논란을 겪고 있다.

▶ “특구내 대행사업자 선정, 대장동 특혜”= 부동산·법률전문가들도 같은 입장이다.

19일 법무법인 박앤정에 따르면 박승용 변호사는 연구개발특구 내에서 아파트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대행사 선정은 그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해석했다. 연구개발특구에는 모법(연구개발특구법)이 적용돼야 하는데 이를 잘못 적용한 케이스라는 설명이다.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이 적용 가능하더라도 산업시설용지가 아닌 공동주택·상업시설 용지만 따로 떼어 대행개발로 조성하도록 대행사업자에 공급하는 것은 ‘대장동식 특혜’와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박 변호사는 “연구개발특구법이 적용되는 첨단3지구 대행사업은 사례를 찾기 힘든 케이스로 수용되지 않은 주민 땅을 민간업체에 선매매해 토지개발과 아파트 이권을 통째로 넘긴 특혜사건”이라며 “광주도시공사가 재원이 없어 사업비를 선납한다고 하는데 이는 시행사를 잘못 선정한 광주시의 책임”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 추세가 내년 하반기에도 이어질 경우 진행될 분양 과정에서 아파트 평당 분양가가 1200만 원을 넘어 10% 이상의 수익률이 발생할 수도 있다. 공공개발로 진행돼 토지 매입과 인·허가 절차가 용이한 데다 도시계획위원회나 경관심의위원회를 수월하게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수익률이 더욱 높아진다면 특혜 논란은 더욱 불거질 수 있다.

첨단3지구 개발계획도

▶광주 노른자땅 ‘땅 짚고 헤엄치기’= 첨단3공구 대행개발사업은 위험요소가 거의 없는 사업이다. 땅을 사서 모으는 지주작업은 도시개발법에 따라 광주도시공사가 담당한다. 막강한 토지수용권을 무기로 토지를 강제로 수용하니 민간업체에서는 부담이 거의 없다. 현재 감정평가 단계인데 고소고발과 주민 반발로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광주시가 사업승인 고시를 마무리 하면서 토지에 대한 각종 인허가도 해결된 상태다. 사실상 땅 짚고 헤엄치기다. 첨단3공구는 첨단2지구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금싸라기 땅으로 아파트 분양 사업권을 따내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했지만 특정업체에 유리한 정량지표로 한 곳만 참여했다. 아파트 공급시점에는 광주지하철 2호선 개통 등 호재가 있는 만큼 막대한 시세차익도 기대된다.

▶수천억 사전납부 뒷말 무성=문재인 정부의 호남 대표공약으로 추진되는 첨단3지구 개발사업은 기업유치와 산업단지 조성이라는 당초 취지 대신 특정업체를 염두한 수익사업으로 변질될 처지다. 사업규모만 1조2000억원 수준으로 현재 진행 중인 광주시 대표 공익사업이다.

특히 첨단3공구 대행개발사업은 토목공사 후 용도변경된 토지에 아파트와 상업시설 등을 분양하는 프로젝트다. 공사는 2~3년 후에 진행하지만 수천억원을 일시금으로 사전 납부하는 방식이라 뒷말이 무성했다.

인공지능집적사업화단지 개요

▶이용섭 광주시장의 무리수=일각에서는 내년 선거를 앞둔 이용섭 광주시장이 치적쌓기를 위해 첨단3지구 사업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면서 자초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실제 4000여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한 AI산업단지구축사업은 감정평가 등 주민반발로 발목이 잡힌 상태다. 사업이 지연되면 국고반납, 공사지연보상금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첨단3지구 토지소유자 B씨는 “주민들 땅을 헐값에 수용해 특정 대기업이 수천억을 벌도록 판을 만들어 준 것과 다를 바 없다” 며 “생존권이 막막한 주민들이 추운 날씨 속에서도 광주도시공사 앞 천막농성을 펼치고 있는 이유”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연구개발특구에 특혜주는 이유=연구개발특구로 지정되면 법인세 등 세금감면을 비롯해 정부사업 가산점, 특허 및 기술지원 등 혜택이 주어진다. 정부가 특별한 혜택을 주는 이유는 강소기술기업을 육성해 지역산업 발전과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토지수용권을 통해 원주민의 땅을 강제 수용해 그린벨트 해제, 산업단지 구축 등에 나선다. 따라서 연구개발특구법은 해당 목적에 맞는 기업과 업체 등을 선정 또는 대행해야 한다.

▶광주도시공사 해법 있나=첨단3지구는 대행사업을 놓고 상위법인 연구개발특구법 대신 산업단지개발법을 적용했다. 광주시와 광주도시공사, 광주연구개발특구본부가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광주연구개발특구본부 관계자는 “통상 산업단지는 개발원가 이하로 공급하고 아파트 등 분양사업을 통해 수익률을 맞춘다”며 “사업은 지자체와 시행사에서 하기 때문에 광주연구개발특구본부는 관여할 여지가 없다. 우리는 관리기관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광주도시공사는 헤럴드경제 보도에 대해 수차례 정정보도 공문을 보냈고 지난 18일 언론중재위에 제소하며 관련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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