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기획-데이트 폭력] 폭행을 넘어 살인까지 이어져...법적 장치 없어 대책 시급
이미지중앙

데이트 폭력 (사진 SBS 캡쳐).


[헤럴드 대구경북=정종우 기자] 데이트 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인이라는 특수한 관계속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라 치부해 버리기에는 폭행을 넘어 감금, 협박, 살인으로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보는 데이트 폭력에 대한 실태를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폭행을 넘어 살인까지...매년 급증세


#. 여대생 김모(21)씨 휴학을 고민중이다. 지난달 사귀던 남자친구를 데이트 폭력으로 경찰에 신고를 하고 헤어진 뒤지만 혼자 사는 집앞을 찾아오고 문자메시지를 수시를 보내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5일 경북 구미경찰서는 "왜 만나주지 않느냐"며 헤어진 애인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A(37·회사원)씨를 구속했다.

A씨는 헤어진 전애인 B씨가 만나주지 않자 출근하는 B씨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건물 지하주차장으로 계속 만나자고 애걸했지만 만나기 싫다는 대답을 듣자 미리 준비한 흉기로 그 자리에서 숨지게 했다.

또 지난 달 12일 포항북부경찰서는 다른 남자와 연락을 주고 받았다는 이유로 애인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C(3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도 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 피의자 검거인원은 2014년 6675명에서 2016년 8367명으로 증가한데 이어 지난 해에는 1만 303명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지난 해의 경우 데이트 폭력에 따른 폭행·상해는 7552건으로 가장 많았고, 감금·협박이 1189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살인·살인미수도 67건이나 발생했으며 최근 5년간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사망자는 233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벌과 대처 어려워...피해자가 도망 다니기도

당장 데이트 폭력 범죄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법적 장치는 전무하다. 가정폭력방지 특별법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가정폭력과는 달리 데이트폭력은 별도의 법이 없어 통상적인 폭력범죄로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경찰조사단계에서도 데이트 폭력은 형사과에, 가정폭력은 여성청소년과에 배당해 왔다. 그렇기에 동거나 사실혼관계에서 발생하는 범행의 경우는 범죄의 사각지대에 놓여 또 다른 데이트 폭력의 모습을 보이지만 보호책이 없는 상황이다.

데이트 폭력에 대한 처벌에 대해 전문가들도 연인 관계라는 특성상 제대로 처벌이 안 되고 감경되는 경우가 많음을 지적했다.

울산 변호사 정선희 법률사무소 정선희(울산대 법학과 겸임교수) 변호사는 "연인 관계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데이트 폭력은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반복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데이트 폭력에 대한 사전 방지 대책과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어 "별도의 처벌조항이 없고 통상적인 폭력 범죄로 분류하고 있어 물리적 폭력이 있을때만 가능하기 때문에 데이트 폭력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정신적 폭력에 대한 사실입증이 어렵고 처벌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2차 피해가 우려되는 현실에서도 피해자가 도망다니는 일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여성폭력방지법'으로 데이트 폭력 피해자를 폭넓게 보호하고 있다. 또 영국은 남자친구의 전과를 조회할 수 있는 가정폭력전과공개제도, 일명 '클레어법'을 시행하고 있다.

jjw@heraldcorp.com

(본 기사는 헤럴드경제로 부터 제공받은 기사입니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