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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사법률]⑩상간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 2017-03-14 09:43|황정섭 기자
[헤럴드분당판교]지난 2015년 간통죄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따라 폐지되었다. 배우자의 불륜 등 부정행위가 있는 경우 예전에는 배우자와 그 상대방을 간통죄로 고소하여 ‘콩밥’을 먹일 수 있었지만, 이제 더 이상 국가권력에 기대어 형사상 처벌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때문인지 배우자와 부정행위를 한 상대방, 즉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 청구 소송(손해배상청구)이 늘고 있다.

간통죄로 배우자 및 상대방을 고소하려면 이혼이 필수요건이었지만,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 청구 소송은 이혼 소송 중이나 이혼 이후는 물론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할 수 있다. 다만, 상황별로 관할 법원은 달라진다. 상대방과의 부정행위가 원인이 되어 부부가 이혼했고 이혼소송 중이라면 가정법원, 아직 부부가 이혼하기 전이라면 일반 불법행위 손해배상소송과 마찬가지로 민사법원이 관할 법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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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자료 청구 인정 여부는 혼인파탄의 원인이 그 부정행위에 따른 것인가에 달려있다. 즉, 배우자 있는 상대방과 부정한 행위를 한 사람은 이로 인해 그 상대방의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된 경우, 불법행위 책임으로서 그 상대방의 배우자가 입은 정신상의 고통을 위자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상간자와의 부정행위로 인하여 혼인관계가 파탄난 것이라면 상간자는 상대방 측의 혼인파탄의 책임을 지고 상대방 배우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하지만, 이미 혼인관계가 파탄난 상태이고 부부가 이혼하기로 합의한 상태라면 그 부정행위의 상대방은 혼인관계의 파탄에 책임이 없어 손해배상책임도 면하게 된다.

부부가 이미 협의이혼하기로 하고 그 무렵부터 별거하기 시작한 상태로 남편이 다른 여성들과 불륜관계를 맺은 사안에 대해 법원은 “부부의 혼인관계는 이미 파탄된 것으로 보이고, 그 이후 남편과 다른 여성들이 성관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행위가 혼인관계의 파탄원인이 되었음을 인정할 증거는 없다”라면서 아내의 상대 여성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대법원은 "부부가 아직 이혼하지 아니하였지만 실질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면,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외도를 하더라도 이를 두고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그 유지를 방해하는 행위라고 할 수 없고 또한 그로 인하여 배우자의 부부공동생활에 관한 권리가 침해되는 손해가 생긴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이러한 법률관계는 재판상 이혼청구가 계속 중에 있다거나 재판상 이혼이 청구되지 않은 상태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럼 상간자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위자료 액수는 얼마나 될까? 법원은 잘못을 함께 저지른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와 그 상대방의 책임을 함께 고려해 판단하는 듯하다. 또한 일단 주책임은 배우자에게 있는 만큼 상간자의 책임은 이보다 낮게 판단한다.

예를 들어 결혼 27년차 주부가 이혼 및 위자료소송을 제기했는데, 위자료로 남편은 5,000만원, 그 중 상간녀는 1,500만원을 연대하여 지급하라고 판결한 사례가 있다. 또한 남편이 부정행위를 한 부인으로부터 위자료로 1,500만원 받은 이후, 다시 상간남에 대한 위자료 소송을 제기한 사건에서 상간남은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면서 상간남은 공동불법행위자이지만 혼인관계파탄에는 부차적인 책임이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 밖에도 법원은 위자료 액수를 정할 때 부정행위의 내용 및 기간, 위 부정행위가 혼인관계 파탄에 영향을 미친 정도, 부정행위 이후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김지희 변호사(법무법인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