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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효태 칼럼] 아직도 야권연대 주장? 이만하면 병(病)도 심각한 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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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시티=김효태 칼럼니스트]20대 총선은 야권연대에 대한 판단과 전략이 얼마나 어리석은 주장이었는지를 확인시켜줬다. 일부 운동권 출신 및 친노 진영이 갖고 있는 분석 능력과 전략적 사고가 얼마나 엉성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 사례가 됐다.

야권에 전략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무능했는지는 그들이 주장한 '기울어진 운동장'론으로도 잘 들어난다. 그들 주장대로 한국 유권자들의 정치-이념적 지형이 보수적으로 기울어져 있다면 더욱이 야권연대를 하지 말아야 했다. 그들 분석대로 보수적 유권자가 더 많다면 "진보 VS 보수"의 대립구도를 노골적으로 만들어야하는 야권연대를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야권연대는 선거판을 '진보 아니면 보수' 양대 구도로 만들어서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버리는데 이렇게 되면 보수층도 최대한의 결집을 하게 된다. 즉, 유권자 층이 보수적으로 기울었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야권연대를 통하여 굳이 애써가며 보수층이 더욱더 집결할 수 있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다.

자신들이 연대를 하면 진다고 분석해놓은 것이 '기울어진 운동장'론인데 여전히 연대를 통해 패배하자고 주장하는 것과 다름없는 꼴이다. '기울어진 운동장'론을 통한 분석능력도 엉터리였고 야권연대도 수준 이하의 전략인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야권에서는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총선과 대선은 다르다며 대선은 야권이 분열하면 이길 수 없다는 얘기를 한다.

또한 여전히 '야권분열'이라는 표현을 하고 있다. 20대 총선에서 비례투표는 국민의당이 더민주보다 더 높았는데 더민주가 야권분열을 운운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자신감인지 모를 일이다. 한마디로 새누리당이 아닌 모든 야당들은 무능하고 공감능력이 결여된 더민주와 무조건 합쳐야만(연대해야만) 한다는 주장밖에 되지 않는다.

여권은 친박이라는 패권세력으로, 야권은 친노라는 패권세력을 중심으로 뭉쳐야만 한다는 얘기인데 이러한 바보 같은 전략의 결과는 우리가 2012년에 두 번이나 확인했었다. 여권결집과 야권결집의 결과는 총선이든 대선이든 야권이 절대 이길 수 없는 방식이다. 더군다나 여권은 친박이, 야권은 친노가 중심인 상태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새로운 세력이 친노 세력을 대신하거나, 혹은? 제3당이나 제3세력이 야권의 대표성을 갖거나, 아니면 정치판의 새로운 개편이 있다거나, 선거제도의 개편(개헌)이 따르지 않는 한 지금의 구도에서 야권연대나 단일화는 해보나마나이다. 지금 야권을 대표하는 친노 및 운동권 세력이 보여준 능력으로는 연대가 아니라 연대 할아버지가 와도 승리하기 힘들다.

2002년 대선 당시 제3세력이었던 민노당 권영길 후보가 95만여 표를 잠식했어도 노무현 후보는 승리 했었다. 당시 노무현 후보와 단일화를 했었던 정몽준 후보는 적지 않은 여권 성향의 표를 잠식했으며 양대 진영논리에서 이탈한 유권자 층의 지지를 받았고 이념 대결이 아닌 개혁성과 합리성을 추구하는 유권자들이 이회창 후보를 선택하지 못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지금 야권은 2002년의 사례를 잘 생각해야 한다. 후보 단일화만이 승리방식이라는 단면만을 봐서는 안 된다. 또 하나 생각해야 할 것은 당시의 노무현 후보와 지금의 친노 세력은 분명히 다르다는 점이다. 당시 노무현 후보는 여당 후보였지만 개혁적인 도전자 노무현의 모습이 더 강했다. 그러나 지금의 친노 진영은 패권주의 기득권 세력의 모습으로 변절돼있다.?

내년 대선이 18대 대선의 재판(再版)이 된다면 야권은 결코 이길 수 없다. 선거는 설사 승리를 했다고 하더라도 같은 방식으로 두 번 이상 통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기지도 못하고 패했던 방식을 또 다시 주장하는 것은 아집인지 무능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아마도 무능에 아집이 더해진 듯 해보이긴 하지만 말이다. 지금 야권은 그런 무능과 아집을 넘어설 세력과 정치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2017년 대선은 대한민국을 위해서 정말로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다. 정말로 정치권은 이제 정신을 차려야만 한다.

“선거 기획과 실행” 저자. 선거•정치 컨설턴트 김효태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city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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