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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교밸리 게임이야기](11)아스가르드

  • 게임을 통해 전해준 '무한한 가능성'의 메시지
  • 기사입력 2015-05-2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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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분당판교]아스가르드, 이는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아스 신족의 나라를 일컫는 용어이다. 또한 이 아스가르드를 지배하고 있는 신은, 다양한 영화 콘텐츠를 통해 소개된 영웅이자 신인 ‘토르’이다. 하지만 여기서 소개할 것은 다양한 북유럽 신들이 지배하는 무대인 아스가르드가 아니다.

북유럽 신화 아스가르드의 무대에서는 신들이 주축이 되기에 신 외의 존재들은 쉽게 찾아볼 수 없지만, 게임 속 아스가르드에서의 인간(블러즈)들은 그 누구나 신이 될 수 있는 운명을 타고날 가능성을 지닌 존재들이다. 그렇기에 아스가르드 세계 속의 유저들은 저마다 신이 되고자 하는 꿈을 꾸고 신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하나의 존재가 되어 길을 개척한다.

이미지중앙


아스가르드는 2001년에 처음 서비스를 시작하여, 14년간 그 명맥을 이어온 넥슨의 4번째 클래식 RPG 게임이다. 북유럽 신화를 기반으로 하여 2D 그래픽을 활용한 3등신 캐릭터를 활용해 다채롭고 아기자기한 게임의 모습을 이미지화하는 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에 뿌리를 두어 제작된 깔끔한 그래픽과 귀여운 캐릭터, 다양한 이모티콘 등의 요소들은 서비스 초기 당시 많은 유저들을 끌어모으기에 충분했다. 또한 클래식 알피지 중 하나인 어둠의 전설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데서 출발한 것이 기반이기에 아스가르드 내에 있는 마을들 이름이 어둠의 전설과 거의 동일한 것 또한 아스가르드만의 특징이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아스가르드의 커다란 줄거리를 살펴보자. 위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아스가르드의 주인공은 바로 신이 아닌 존재 '블러즈'들이다. 그리고 이들의 정체는 한때 선의 신들과 악의 신들의 싸움에 참전했던 천사와 악마들이다. 그들이 치열하게 싸우던 과거의 전쟁 당시, 이들이 전투하는 걸 구경하던 얼음 여왕이 갑작스레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거울에 블러즈들을 모두 가둬놓게 된다. 그리하여 주인공들 대부분은 거울 속에서 자아를 잃고 헤매는 신세가 된다.

그런데 어느 날 그들을 가두었던 거울 일부가 깨지면서 그 속에 봉인되어 있던 주인공들이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거울에서 해방된 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그들 모두는 기억상실로 인해 다시 대륙을 떠돌게 된 것이다. 이에 기억을 잃은 주인공들은 정처 없이 대륙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모험이나 사건을 겪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여정 속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신이 될 가능성을 지닌 자라는 것을 알게 되고, 이에 신에 다가가는 길을 열기 시작한다는 것이 게임을 아우르는 배경 스토리이다.

이처럼 아스가르드 속 세상에는 신이 되고자 하는 혹은 신으로의 가능성을 품은 자들이 무궁무진하게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모습을 보며 바로 떠오른 것은 다름 아닌 철학자 스피노자가 이야기했던 한 가르침이었다. 스피노자에 대해 짧게 이야기하자면, 그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출신의 철학자로 ‘만물은 곧 신이 될 수 있다’는 범신론을 주장한 사람이었다.

스피노자는 ‘실체는 반드시 속성에 의해서 구별되어야 하므로 한 실체가 갖는 속성을 다른 실체가 동시에 갖고 있을 수는 없다. 따라서 각각의 실체가 갖고 있는 속성들은 서로 달라야 한다. 그리고 속성을 공유하는 실체들이 없으므로 실체는 다른 실체로부터 산출될 수도 없고 오직 자기원인으로서만 존재할 수 있다.’라고 그의 저서 〈에티카〉에서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 ‘실체’의 가능성에 대한 결론으로는 ‘모든 실체는 필연적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다.’라고 언급하였다.

이러한 스피노자의 격언은 아스가르드 속 주인공들이 지닌 가능성과도 일맥상통한다. 유저가 주축이 된 게임 속 주인공들이 지닌 개성은 결코 같지 않으며 오히려 너무나도 각양각색이다. 그렇기에 유저가 다루는 캐릭터 하나하나는 모두 다른 속성을 지닌 ‘실체’이며 또한 저마다의 신이 될 수 있는 존재들이다.

이처럼 아스가르드는 여타 게임들에서 찾아보기 힘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게임이라는 플래폼 뒤에서, 그들은 유저들 하나하나의 개성을 인정하고 또 그들이 게임 속에서 펼쳐나갈 무한한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아스가르드를 제작한 제작자들이 지닌 시각도 일견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유저를 단순히 수동적 주체로 보지 않으며, 유저가 능동적 주체가 되어 게임을 이끌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결국, 아스가르드 전반에 걸쳐 있는 스토리는 단순히 캐릭터를 향한 메시지일 뿐만 아니라 게임을 즐기는 유저도 게임의 주체가 되어 함께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들임을 염두에 두었던 것이다.

중앙대 게임창작동아리 'CIEN' 남강민(정치국제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