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큐텐·독자생존 추진에도…업계 “신뢰 잃어 회복 쉽지 않을 것”
인터파크쇼핑 내 중기유통센터 ‘온라인지원사업’ 페이지가 운영을 중단했다. [인터파크쇼핑 홈페이지 캡쳐]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인터파크커머스가 ‘큐텐’ 그룹에서 벗어나 독자 생존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상황은 악화일로다. 정부 기관인 중소기업유통센터도 인터파크커머스 사업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판매자와 소비자의 이탈이 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최근 인터파크쇼핑 홈페이지에서 운영 중이던 중소기업 온라인지원사업을 중단했다. 현재 관련 판매 채널에 들어가면 ‘요청하신 페이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만 뜬다.
다만 영양제나 건강식품 등 중소기업 상품을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정기배송전용관’ 페이지는 그대로 운영 중이다. 중기유통센터에 따르면 정기배송 사업은 작년까지 진행한 사업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인터파크커머스가 일방적으로 배너를 내리지 않았다. 취재가 시작된 이후 중기유통센터는 이에 대해 즉각 조치를 하고 책임을 묻기로 했다.
중기유통센터 관계자는 “인터파크커머스 온라인지원사업은 7월까지 정산이 제대로 돼 그대로 운영하다가 8월 이후 종료했다”며 “구독 서비스는 작년까지 진행하고 끝난 사업인데, 인터파크커머스에서 일방적으로 배너를 운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련 조치를 했고, 이번 상황에 대해 강경하게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티메프(티몬·위메프)’ 정산·환불 지연 사태 이후 관계사인 인터파크커머스의 상황도 어려워지고 있다. 인터파크커머스는 지난해 3월 큐텐이 지분 100%를 사들이며 큐텐 그룹에 편입됐다. 인터파크커머스는 인터파크쇼핑을 비롯해 인터파크도서, AK몰 등을 산하에 두고 있다.
인터크커머스는 지난달 30일 “인터파크 쇼핑, 인터파크 도서, AK몰은 최근 발생한 티몬, 위메프 판매 대금 미정산 영향으로 판매 정산금을 수령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티메프에 자금을 물린 PG(지급결제대행)사가 인터파크커머스의 판매대금을 묶으면서다. 현재 지급이 지연된 판매 대금 규모는 2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관들이 1일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 관련, 서울 강남구 큐텐 본사를 압수수색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 |
인터파크커머스의 이상 신호에 판매자들도 이탈하고 있다. 롯데홈쇼핑과 GS샵·CJ온스타일 등 TV홈쇼핑사를 비롯해 AK플라자 등 주요 입점 판매자들은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정부 기관인 중기유통센터가 발을 빼면서 앞으로 판매자 이탈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파크도서는 서비스를 아예 중단한 상태다. 인터파크커머스의 국내 판매자 해외 진출 지원 플랫폼 ‘인팍쇼핑’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파크커머스는 독자적인 생존을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큐텐 인수 뒤 티몬에 위탁 운영해온 PG 시스템을 최근 KG이니시스로 바꾼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인터파크커머스는 회사를 매각해 큐텐 그룹의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모회사인 큐텐과 판매대금, 미수금, 대여금 등 총 650억원대 금액을 돌려받기 위한 소송전에도 돌입했다.
다만 업계는 인터파크커머스의 독자 생존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파크쇼핑과 AK몰의 월간 합계 거래액은 1000억원 수준이다. 티몬의 6분의 1, 위메프의 4분의 1 규모다. 지난해 연결 기준 인터파크커머스는 1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티메프 사태에서 보듯 이커머스에서 핵심은 신뢰도인데, 큐텐이라는 주홍글씨가 박혀 있는 이상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규모가 훨씬 큰 11번가도 새 주인을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는데 인터파크커머스는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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