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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신금리 반짝 인상에 개미들 은행으로 ‘유턴’
증시불안에 안전자산 예적금行
특화상품 잇따른 출시도 한 몫

금리 하락과 함께 시들해졌던 은행 예적금의 인기가 다시금 부활하고 있다. SG증권발 폭락 사태 이후 주식시장으로 쏠렸던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일시 회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반짝 인상하고, 특화 상품을 잇따라 출시한 것도 ‘역(逆)머니무브’ 현상에 불을 지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월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817조5915억원으로 전월 말(805조7828억원)과 비교해 11조8088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2월 기록했던 연내 최대 증가폭(3조4506억원)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정기적금 잔액 또한 37조9878억원에서 39조420억원으로 약 1조542억원 증가했다.

올 들어 채권시장의 불안감이 해소되고 은행권의 예금금리가 떨어지면서 은행의 정기예금에 묶여 있던 자금이 상당부분 채권시장 및 증시로 이동했었다.

실제 지난 2월 815조원을 돌파했던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단 두 달 만에 10조원에 육박하는 감소폭을 기록하기도 했었다.

그중 상당한 자금이 증시로 이동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16일 기준 증권사 투자자예탁금은 53조6240억원으로 지난해 9월 2일(54조7126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에 맡겨두는 대기 자금으로, 주식투자 활성화 정도를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로 활용된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춤했던 주식투자 열기에 다시금 불이 붙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같은 추세가 최근 다시 바뀌었다. 지난 4월 말 SG증권발 폭락 사태 이후 투자자예탁금은 50조원 아래로 뚝 떨어졌다. 5월 9일 기준 투자자예탁금 잔액은 49조5630억원으로 약 3주 만에 3조원 이상 줄어들었다. 이와 함께 ‘안전자산’ 예적금으로의 자금 흐름이 시작됐다.

소폭 인상된 예금금리도 ‘역머니무브’ 현상에 힘을 보탰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1년 만기) 상품 금리는 3.7~3.8% 수준으로 올 초(3.40~3.46%)와 비교해 상·하단 각각 0.34%포인트, 0.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가 급등한 영향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일 기준 은행채(1년, AAA) 금리는 3.88%로 이달 초(3.64%)와 비교해 0.24%포인트 증가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증시에서 이탈한 고객을 잡기 위한 은행들의 수신 경쟁도 치열해졌다. 최근 케이뱅크는 1년 만기 기준 연 4%의 금리를 제공하는 ‘코드K 정기예금’ 특판을 시작했다. 아울러 금리 인상도 실시해 3·6개월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최고 금리 연 5.5%의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을 출시하기도 했다. 은행권에서는 ‘매일 이자 받기 서비스’ 등 특화 수신 상품의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낮아 핵심예금으로 여겨지는 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 예금)의 규모가 감소하며, 금융권의 수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며 “단순 금리뿐만 아니라 특화 상품의 출시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혜택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우 기자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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