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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0만 돌파 '범죄도시3' 자문경찰 "'약발'에 마약범 힘 2배↑…칼난동 부지기수"[이현정의 현실 시네마]
[ABO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개봉 2일 차 100만명, 3일차 200만명, 4일차 300만명, 5일차 400만명.

침체돼 있는 극장가에서 하루 관객 100만명씩 동원하는 한국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범죄도시3'입니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화끈한 액션과 통쾌한 유머로 연달아 관객몰이에 성공하고 있는데요. 이번 3편은 마석도(마동석) 형사가 마약 사건에 연루된 악당들을 소탕하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영화에선 일본 야쿠자가 마약을 국내로 밀반입하고, 한국 형사가 장검을 든 야쿠자를 상대합니다. 이런 일이 정말 현실에서도 벌어질까요?

오늘은 '범죄도시3' 제작 과정에 자문을 준 한상훈 서울 동대문경찰서 마약수사팀장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한상훈 서울 동대문경찰서 마약수사팀장은 마약에 한 번 손 대면 벗어나기 매우 어렵다며 중독성을 경고합니다. 이현정 기자.

지난 1998년 경찰에 입직한 한 팀장은 20년 넘게 마약 수사만 한 '마약통'입니다. 그는 '범죄도시3' 제작사 홍필름의 김홍백 대표와의 친분을 계기로 '범죄도시3'에 도움을 줬습니다.

한 팀장은 "영화 피디와 작가들이 구상하는 시나리오에서 범인을 잡거나 경찰이 수사하는 방식이 현실 가능한지 등에 대해 자문을 해줬다"며 "그렇게 많이 자문해 준 것도 없다"며 겸손함을 보였습니다.

야쿠자 일원이 국내에 들어와 마약을 몰래 유통하는 일이 실제로도 일어날까요? 그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한 팀장은 "아직까지 야쿠자가 동원돼서 마약 거래가 이뤄진 사건은 본 적이 없다"며 "범죄 특성상 비밀리에 마약이 유통되는데 한국과 일본 간에는 너무 위험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직 폭력배들이 마약 거래에 흔히 연루돼 있다는 일반인의 인식도 현실과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조폭들이 조직 생활을 청산한 뒤 마약에 빠지는 경우는 봤지만 조직 생활 도중에 마약 장사에 손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조폭들은 조직 특성상 신원이 많이 노출돼 있기 때문에 마약 거래가 더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영화처럼 장검을 들고 덤비는 범죄자들은 있을까요?

[ABO엔터테인먼트 제공]

한 팀장은 "단검이나 목검을 가지고 있는 조폭들은 있었다"면서도 "범죄자가 칼을 든다는 것은 현장 제압에 실패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범죄자가 칼을 휘두르는 자체가 범죄 혐의가 추가되는 것이고 경찰 입장에서도 위험하다"며 "주위의 민간인들의 안전도 중요하기 때문에 칼을 꺼내기 전에 제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마약범들이 칼을 들 땐 상황이 크게 다르다고 말합니다.

그는 "약에 취해 있는 마약범들의 경우 현장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칼을 들고 난동을 피우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은 약 기운 때문에 힘이 실제로 두 배 이상 강해지기 때문에 주취자나 일반인들에 비해 훨씬 위험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마약범이 칼을 들고 있으면 삼단봉으로 칼을 든 팔을 때려서 제압하고, 영화처럼 현장에서 치고 박고 싸우는 일은 거의 없다"며 "그들에게 맞은 적도 없다"며 덧붙였습니다.

현장에서 대량의 마약이 발견되는 경우는 흔할까요?

한 팀장은 "수배자 잡으러 간 현장에서 마약을 발견하면 뿌듯하다"면서도 "필로폰을 아무리 많이 발견해도 필로폰의 무게가 설탕량이 비슷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크기가 크진 않다"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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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마약사범은 지난해 기준 1만8000여명. 10년 전에 비해 두 배 늘어난 수치입니다. 공식적으로 잡히지 않은 암수범죄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것이 한 팀장의 설명입니다.

이 가운데 가장 심각한 마약은 필로폰. 과거 필로폰은 주로 중국으로부터 유통됐지만 요즘은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 등에서 들어오는 등 유통 경로가 훨씬 다양해졌습니다. 아울러 텔레그램과 같은 SNS를 통해 유통하고 CCTV가 없는 곳에서 마약이 거래되면서 수사는 훨씬 어려워졌습니다.

그는 "마약 거래자들이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거래하는데, 의도적으로 CCTV가 없는 장소를 골라서 거래하기 때문에 추적이 훨씬 어렵다"고 했습니다.

한 팀장은 마약을 한 번 접하면 빠져나오기가 매우 어렵다고 강조합니다. 실제로 그는 같은 마약범을 여러 차례 구속시킨 적도 있습니다.

[ABO엔터테인먼트]

그는 "같은 사람을 마약 범죄로 2번 구속시킨 건 흔하고, 최대 4번까지 구속 시킨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필로폰의 경우, 쾌감을 한 번 경험하면 계속 생각나고, 약 특성상 약 기운이 떨어지면 불안이나 망상이 심해진다"며 "불안을 잊으려고 또 약을 찾게 되면서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마약은 결국 누군가의 삶을 파괴할 수 있다며 호기심에라도 마약에 손 대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합니다.

"마약으로 구속됐다 나오면 주위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면서 결국 사회에서 도태된다. 그러면 다시 마약범끼리만 어울리게 되고, 결국 마약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단 한 번의 경험이 삶을 망칠 수 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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