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 [SBS 유튜브 채널 ‘비디오머그’ 갈무리]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가 할머니인 이순자씨가 보낸 “주제넘게 나서지 말라”는 비난하는 내용의 문자 전문을 공개했다. 이 메시지는 한 방송에서 일부만 공개된 바 있다.

전우원씨는 지난 1일 SBS 유튜브 채널 ‘비디오머그’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할머니에 대해 “굉장히 열렬하게 할아버지 입장을 대변해서 말씀하셨다”며 “혼돈의 시대였는데 그때 할아버지같이 강력한 지도자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런 발전된 한국에서 살 수 있는 거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전씨가 공개한 할머니로부터 받은 메시지에서 이순자씨는 “너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때문에 충격받아서 살아갈 의욕을 잃었다. 할머니 보러 여러 번 찾아왔는데도 만나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네 기억의 출처는 모두 16년 전 우리 집을 떠난 너의 어머니 것으로부터 온 것인 듯하니 한 번 물어봐라”며 “핏덩이인 너를 낳자마자 옥바라지 중인 나에게 맡겨놓고 일본으로 쫓아간 사람이 누구였냐고. 낮에는 자고 밤마다 울어대는 너를 업고 밤새도록 업어 키운 사람이 누구였냐고”라고 했다.

이씨는 그러나 “내가 비상시에 쓰려고 모아뒀던 금붙이·은붙이 모두 팔아서 좋은 직장에 갈 수 있는 명문대학 졸업시켜놨더니 마약에 손을 대고 해롱대는 것도 모자라 할아버지 얼굴에 먹칠을 해?”라며 분노했다.

그러면서 “할아버지께서 하신 일에 대해서는 본인이 무한 책임을 진다고 하셨으니 본인이 책임지도록 해드리고, 5·18 때 태어나지도 않은 너는 주제넘게 아무 데나 나서지 말고 자신에게 떨어진 일이나 잘 처리하도록 해라”라고 말했다.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 [연합]

한편 최근에 할머니랑 소통한 적은 있는지,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전씨는 “소통다운 소통을 한 적은 없다. (할머니가) 형과 저를 초대한 그룹 채팅방에서 전화를 거셨다. 근데 두려움 때문에 전화가 오는데도 못 받았다”고 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할머니도 정말 잘못된 거짓을 사실로 알고 있는 피해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할머니도 언젠가는 돌아가시기 전에 망월동 묘지든 구묘지든 지금 있는 피해자분들 다 찾아뵙고, 할머니가 이때까지 모르시던 새로운 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희망해본다”고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