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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이슬’ ‘처음처럼’에 탄산수를 섞어도 하이볼 맞을까요 [세모금]
버번 위스키 ‘와일드 터키’로 만든 하이볼. [트랜스베버리지 제공]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하이볼을 좋아하시나요. 요즘 들어 주종으로 하이볼을 선택해 마시는 술자리가 유독 눈에 많이 띕니다. 소주·맥주·소맥(소주+맥주) 같이 본격적으로 취하기 위해 마시는 주종 대신 짙은 위스키 향에 청량함까지 더한 하이볼을 마시며 술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죠.

하이볼의 주된 재료인 위스키 소비가 계속 늘어나는 것이 이런 경향을 방증합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위스키 수입량은 8443t이었습니다. 1년 새 78.2% 급증했고, 2000년 이후 역대 1분기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죠.

유통가에서도 이에 발맞춰서 마케팅을 적극 확대하고 있습니다. 하이볼의 인기는 한동안 식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이볼(Highball)’은 왜 이름이 하이볼일까
5월 25일 오후 세븐일레븐 ‘위스키 런’ 참여자들이 서울 송파구 세븐일레븐 챌린지스토어점 앞에서 줄을 서고 있다. 김벼리 기자

주위 술깨나 즐긴다고 자부하는 지인에게 하이볼에 대해 궁금한 점들을 물어봤습니다. 가장 많이 돌아온 대답은 ‘왜 이름이 하이볼이냐’는 것이었습니다. 하기야 하이볼(Highball)을 직역하면 ‘높은 공’이라는 뜻인데, 영 술 이름과 어울리지 않긴 하죠. 어원들이 대체로 그렇듯 하이볼에도 여러 가지 ‘썰’이 있습니다.

가장 많이 회자되는 이야기는 뜬금없지만 기차와 관련이 있습니다. 과거 미국에서 기차의 출발 신호를 알릴 때 “하이볼”이라고 외쳤는데, 바로 여기서 따왔다는 겁니다.

이걸 설명하기 위해서는 우선 하이볼의 유래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하이볼의 기원은 19세기 영국 상류층이 도수 높은 위스키에 소다(탄산수)를 섞어 마셨던 문화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이게 미국으로 넘어오면서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는데요. 여기에서 바로 기차가 등장합니다. 주로 하이볼을 즐겨 마시는 장소가 바로 기차 식당칸이었던 거죠. 기차 바텐더들이 이 술을 하이볼이라고 부르면서 이 이름이 굳어졌다는 겁니다.

근데 왜 하이볼일까요. 당시 미국에서는 기차 출발 신호를 알리는 장치로 공을 사용했습니다. 끈에 공을 달아두고 공을 높이 올려 출발 신호를 보내는 식이죠. 기관사들은 높이 솟은 공을 보면서 “하이볼”을 외치고 기차를 출발시켰는데, 기차 식당칸에서 일하던 바텐더들이 이름 없는 술에 이 용어를 접목했던 거죠. 그러고 보면 다른 칵테일보다 빠르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특성이 이름과 잘 어울리는 것도 같습니다.

그 외에도 과거 영국에서 골프를 칠 때 하이볼을 즐겨 마셨는데, 라운드 후반이 갈수록 술에 취해 공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서 “하이 볼”이라고 외쳤던 데서 왔다는 이야기도, 볼링에서 고립된 볼링 핀 하나를 치기 위해 공을 높게 던지는 기술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이야기도 있죠.

‘전통주 하이볼’도 등장…‘참이슬’ ‘처음처럼’ 넣어도 하이볼일까
CU가 최근 전통주 ‘안동소주’를 활용한 하이볼 제품을 출시했다. 모델들이 ‘안동소주 하이볼’을 소개하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하이볼 전성시대’라는 말에 걸맞게 유통업계에서는 하이볼 소비층을 겨냥한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습니다. 최근 편의점에서는 우리 전통주를 활용한 하이볼을 출시하기도 했는데요. 근데 문득 궁금해집니다. 어디까지를 하이볼로 봐야 할까요.

좁은 의미에서 하이볼은 위스키나 브랜디에 소다(탄산수)를 넣은 것을 의미합니다. 하이볼이 처음 기록된 문헌에서도 소다와 브랜디·위스키를 섞는 것을 제조법으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이 기준으로 보면 전통주 하이볼을 하이볼로 보기는 좀 어려운 거죠.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보면 굳이 브랜디나 위스키가 아니더라도 증류주를 써서 만든 칵테일을 모두 하이볼로 볼 수 있습니다. 증류주는 발효로 만든 술(양조주)을 증류 작업을 거쳐 알코올을 따로 분리해서 만든 높은 도수의 술을 말합니다. 서양에는 브랜디, 위스키, 진, 보드카 등이 대표입니다. 중국의 고량주도 증류주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소주가 증류주로 분류됩니다. 그래서 넓은 의미에서는 전통주 하이볼도 하이볼이 되는 겁니다.

여기서 또 궁금한 게 있습니다. 그러면 ‘참이슬’이나 ‘처음처럼’ 같은 소주를 희석한 술로 칵테일을 만들면 그것도 하이볼로 볼 수 있을까요. 주류업계에서는 ‘그렇게 볼 수 없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주류 전문가인 홍준의 한국주류수입협회 홍보고문(시그니처 대표)은 “아무리 하이볼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두 가지 기준은 충족해야 한다”며 “하나는 가성비이고, 다른 하나는 높은 도수의 술을 희석해서 먹는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하더군요.

이 기준으로 하이볼을 정의하자면 ‘높은 도수의 술을 탄산수와 섞어 저렴하고 가볍게 마시는 술’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러면 참이슬, 처음처럼 등은 일반 증류주에 비해 도수가 많이 낮아 두 번째 조건에 부합하지 않죠. 실제 이들 제품을 비롯한 국내 소주는 대부분 주정(에탄올)에 물과 감미료를 섞는 희석주입니다. 결론은 소주는 하이볼을 위한 술로 적당하다고 할 수 없겠습니다.

‘하이볼 맛있게 먹는 법이 뭐야?’…챗GPT에 물어보니
CU가 출시한 ‘청신 레몬 하이볼(왼쪽)’과 세븐일레븐이 출시할 ‘몰트위스키하이볼’ 2종 [CU·세븐일레븐 제공]

그렇다면 하이볼을 맛있게 타는 법은 무엇일까요. 인터넷에 ‘하이볼 제조법’을 치면 수많은 글들이 뜹니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만큼 여러 제조법이 있을 겁니다. 이럴 땐 정리와 요약에 특화된 인공지능(AI) 챗봇(채팅로봇) ‘챗GPT’가 유용합니다.

챗GPT에게 ‘맛있는 하이볼 만드는 법’을 물었습니다. 챗GPT는 ▷재료 선택 ▷재료 비율 ▷얼음과 잔 선택 ▷장식 추가 ▷개성화 등이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재료로는 고품질의 위스키나 보드카와 탄산음료를 선택해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스키 하이볼에는 스카치 위스키나 버번 위스키를, 보드카 하이볼에는 퓨어 보드카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비율은 위스키·보드카와 탄산수의 비율을 1대 2 정도로 하는 게 좋습니다. 얼음과 잔 선택도 중요합니다. 잔은 미리 차갑게 해두면 더 청량감을 느낄 수 있고, 얼음은 클수록 오래도록 술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좀 더 산뜻하고 가볍게 즐기기 위해서는 작은 얼음을 쓰는 것도 좋습니다.

장식용 재료를 추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라임 또는 레몬 조각, 민트잎 등을 장식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 각자의 취향에 맞춰서 시트러스, 베리 등의 과일 조각을 추가하거나, 탄산음료 대신 다른 음료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죠.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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