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시멘트 효율적 건축자재로 남으려면 탄소감축 노력서 출발”
獨 티센크루프 폴리시우스사 루크 루도프스키 대표 인터뷰
세계 탄소배출량 7% 차지 오명
“값싼 공공재 성격 자재 안될수도”
탄소중립 향한 글로벌 기업 경고

독일 티센크루프 폴리시우스사의 루크 루도프스키(Luc Rudowski·사진) 혁신부문 대표는 “탄소중립을 향한 글로벌 노력이 본격화 했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이를 앞서서 가고 있을 뿐”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시멘트는 더 이상 값싼, 공공재적 성질의 건축자재가 안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시멘트 제조공정에서 이산화탄소(CO₂)는 석회석의 탈탄산화 공정에서 발생한다. 탄산칼슘(CaCO₃) 상태의 석회석을 고온으로 가열해 이산화탄소를 제거(calcination·탈탄산화 및 칼슘화) 산화칼슘(CaO)을 얻는다. 이렇게 소성(燒成)된 산화칼슘이 물(H₂O)을 만나 다른 광물과 결합돼 건축자재로서 강력한 접착제 역할을 한다. 현재로선 석회석에서 이 산화칼슘을 얻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다.

그런데 이 탈탄산화 공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된다. 시멘트 제조 때 사용하는 연료에서 발생하는 것보다 3분의 2가 더 많다. 이로 인해 1t의 시멘트(클링커) 만들 때 790㎏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된다.

루도프스키 대표는 “시멘트 업체들은 이산화탄소를 방출하지 않는 석회석 외 다른 광물을 대안으로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이를 대체할 다량의 값싼 광물을 찾진 못하고 있다”며 “이는 건축자재로서 시멘트를 능가할 대안을 얻지 못했다는 말과 같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탄소방출을 줄이는 대체연료(AFR)에 접근하게 됐다고 했다. 독일의 경우, AFR 사용은 적어도 시멘트 생산과정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100% 대체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수많은 생활폐기물을 비싼 돈을 들여 매립하거나 소각해야 하는 불합리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그는 “현대사회에서 콘크리트는 강철, 돌, 유리, 나무, 플라스틱 등 어떤 자재보다 저렴하고 효율적인 자재로 쓰인다. 콘크리트에 있어 시멘트는 아주 중요한 활성물질이다. 접착제 역할 하는 것인데 자갈, 모래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시멘트”라며 “건축물은 시멘트를 이용함으로써 높은 압축강도를 견딜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시멘트는 너무 보편적인 나머지 공기와 같은 공공재적 성질을 부여받고 있다. 이런 시멘트가 탄소중립, 나아가 넷제로(Net Zero)라는 태풍을 만난 것이다. 시멘트는 더 이상 값싼, 공공재적 건축자재가 아니게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경고다.

루도프스키 대표는 시멘트산업의 이에 대한 노력은 두 가지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첫째 석회석(정확히는 탄산칼슘)을 대체할 광물을 찾기 위한 노력이다. 시멘트산업은 세계 탄소배출량의 7%를 차지한다는 오명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모든 나라에서 대안광물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이를 대체할, 대량의 광물을 차지 못한 게 현실이다.

그는 “EU는 탄소배출 저감 분야에서 가장 앞선 변화를 보이고 있다. 시멘트산업에서 탈탄소화의 추동요인과 행동주체는 정부라는 규제당국과 제조회사”라며 “EU에서 대표적인 게 ETS(탄소배출권거래제)다. 탄소는 가격을 갖고 있고 비싸지면서 가격이 올라간다. 때문에 어느 순간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게 더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이 된다”고 말했다.

또 “EU의 시멘트산업에선 탄소배출량에 따라 규제나 투자유치에 영향을 받는다. 이를 통해 탄소배출은 직·간접적 비용을 시멘트 제조회사에 안겨준다. 따라서 회사들은 보다 높은 탄소배출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경쟁하는 형국이 됐다”고 밝혔다. 즉, 탄소중립을 누가 더 빨리 달성하느냐 하는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

여기서 기술혁신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많은 회사가 선진기술 발표하고 있으며, 그 덕에 EU는 아시아나 북미와 다르게 탄소배출 저감에서 앞선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고. 결국 혁신을 앞당기는 것은 이런 규제들이며, 바람직한 규제 방향 설정이 신기술을 촉발시킨다고 역설했다.

루도프스키 대표는 “시멘트가 계속 대중적이고 효율적인 건축자재로 남으려면 기업들의 이런 기술혁신과 함께 탄소감축에 대한 노력을 인정받는 데서 출발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시멘트는 지금처럼 값싼 건축자재가 아닐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베쿰(독일)=조문술 기자

freihei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