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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F 연체율 급등...부동산침체로 ‘애물단지’ 전락한 온투업
유형별 100% 연체도 9곳이나
52곳 중 5곳 연체율 20% 이상
지방건물 담보라 매각도 불가능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의 대출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최근 개인 투자자가 온투업체에 투자할 수 있는 한도를 늘리고 곧 기관투자까지 가능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줄 예정이지만, 이 모든 조치가 이뤄지기 전에 온투업체의 건전성부터 제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 온투업의 연체율도 감소할 수 있다며 일단 지켜보는 분위기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에 등록돼있는 온투업체 52개 중 지난 4월 기준 연체율이 20%가 넘는 곳은 5개(폐업업체 포함)에 달했다. 이중에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동산담보대출 등 각 유형에서 하나라도 전액 100% 연체된 업체가 9곳이나 됐다.

특히 연체율이 41.35%로 가장 높은 온투업체 펀다는 어음·매출채권을 제외한 ‘기타 담보’ 부문에서 100% 연체를 기록했다. 펀다는 자영업 전문 온투업에 해당하는데, 국내 소상공인들의 폐업률이 높아지면서 대출을 상환하지 못한 차주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출잔액을 기준으로 국내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투게더펀딩도 연체율이 26.09%를 기록했다. 투게더펀딩도 어음·매출채권 담보를 제외한 기타담보 부문에서 100% 연체되고 있었으며, 부동산 담보대출 채권의 연체율도 25.88%에 달했다.

한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채권을 매각하고 싶어도 시장 수요가 급감해 쉽지 않다”며 “당분간 연체율은 더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당국은 온투업체의 연체율이 부동산 경기와 맞물리며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온투업체는 경영 규모를 키우기 위해선 개인신용이 아닌 부동산PF나 부동산 담보 대출 등을 제공하는데, 고금리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악화하자 연체 채권이 늘어난 것이다. 현재는 연체율이 20% 넘은 곳들을 대상으로 특별관리를 하고 있다.

일례로 온투업체의 한 곳인 그래프펀딩은 부동산 담보 대출만 팔고 있는데, 총 연계대출 잔액인 199억원 중 52억원이 연체되며 연체율이 25.88%에 달하며 얼마전 폐업을 공지했다. 부동산PF 대출을 제공하고 있는 업체 타이탄인베스트는 부동산PF 연체율이 71.4%를 기록했다.

온투업체는 부동산 담보·PF 대출을 제공할 때 담보 건물의 위치가 지방인 사례가 대부분이다. 수도권을 주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지만, 여전히 지방은 부동산 가격이 살아나지 않고 있어 온투업의 건전성 악화로 직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체 채권을 매각하고 싶어도, 시장 수요가 줄어 거래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장에서 연체채권이 시장에서 충분한 값에 팔리지 않으니까 연체율이 높아질 수박에 없을 것”이라며 “부동산 경기는 지금 안 좋아도 나중에 회복되면 연체채권을 매각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험한 대출을 못하게 하는 등의 관리가 따라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개인 투자 한도 증액 등 온투업 투자 유치를 도모하기 전에 건전성부터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달 28일 온투업 감독규정 일부를 개정한다는 내용의 규정변경예고를 공고했다. 이에 개인이 온투업에 연계투자할 수 있는 한도는 3000만원에서 4000만원, 부동산 담보대출에 투자할 수 있는 한도는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늘어났다. 단 PF 대출에 대한 투자는 한도 1000만원을 유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의 연체율이 동반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기관 투자자들이 왜 굳이 온투업에 투자를 하려고 하겠느냐”며 “온투업체에 담보로 잡히는 부동산의 가치가 정상화되고 온투업체의 연체율부터 제고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홍승희 기자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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