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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품 만들어도 팔 곳이 없다…반도체 재고 1년 전보다 83% 급증
[활력잃은 실물경제]
재고 쌓이면 재고조정 순간 필연적으로 따라와
경기반등 위험…경기전망지표도 6개월째 하락
산업구조적 침체 걱정해야 할 판, 생산능력 감소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제조업 재고율이 급격히 늘어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전망지표는 6개월 연속 내리막이고, 성장 잠재력 핵심인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7개월째 하락했다. 정부는 ‘상저하고’를 말하지만, 지표는 하반기 반등은커녕 구조적 경기 침체를 가리키고 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제조업의 재고/출하 비율인 재고율은 130.4%로 전월대비 13.2%포인트 상승했다. 1985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다. 출하는 -6.4%로 전월 -4.3% 대비 감소폭이 확대됐고, 재고는 10.2%에서 16.1%로 늘었다. 물건을 만들어도 팔 곳이 없는 모양새다. 수출 경기 하락 때문이다.

반도체를 보면 어느정도 상황인지 가늠할 수 있다. 반도체 재고는 전월대비 31.5% 늘었다. 전년동월대비로 보면 83.3% 증가다.

재고가 쌓인다는 말은 미래 경기 측면에서도 우울한 의미를 내포한다. 정부는 하반기 경기반등을 예상했다. 우리나라 산업구조에서 경기반등은 수출이 살아난다는 의미다. 그런데 재고가 쌓이면 ‘재고조정’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반도체는 유통기한이 사실상 없다. 출하가 늘어나도 쌓인 재고를 먼저 소진해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경기 반등은 비교적 더디게 다가온다.

공식 지표에서도 경기반등은 감지할 수 없다. 향후 경기를 예고해 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2포인트 감소했다. 벌써 반년째 하락세다. 전문가들은 통상 6개월 이상 순환변동치가 일정한 방향을 보이면 ‘경기변곡점’이라고 판단한다. 이번달로 경기침체를 예견할 수 있는 단계가 됐다.

산업구조 측면에서 봐도 지표는 웃고 있지 않다. 우리나라 성장 동력은 제조업이지만, 관련 생산이 줄거나 재고가 늘어나는 일은 과거에도 있었다. 경기 흐름으로 인한 현상이다. 즉, ‘일시적 부침’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생산능력은 이야기가 다르다. 생산능력은 잠재력을 의미한다. 그런데 제조업 생산능력지수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유례가 없는 일인데, 최근 몇년 사이에 나타났다.

4월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전월대비 0.2% 감소했다. 전년동월대비론 2.4% 줄었다. 생산능력지수는 지난해 10월(-0.6%)부터 벌써 7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생산능력은 경제위기와 상관없이 커왔다. 1971년 제조업 생산능력지수가 집계된 이후 반세기 동안 성장만 해온 것이다. 1972년 전년비 8.3%를 시작으로, IMF(1997년 4.9%, 1998년 4.9%) 때도, 금융위기(2008년 5.2%, 2009년 3.4%)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지난해엔 생산능력 감소를 겪었다. 생산능력(원지수)는 지난해 105.3을 기록하며 0.7% 줄었다. 지난 2018년 첫 추락 이후 4년 만에 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향후 경기흐름에 있어서는 상하방 요인이 혼재된 가운데, 정부는 취약부문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함께 수출·투자·내수 등 경제활력 제고에 집중하면서 경제회복 모멘텀 강화에 총력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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