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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가 꺼낸 ‘우리의 무기’…“이젠 좀 잘 돼야 할 때” [인터뷰]
남미 정복한 혼성그룹 카드
정체성 유지하되 신선한 색깔
타이틀곡 바꾸고 회심의 일격
우리만 아는 컴백일까 고민
데뷔 7년차, “이젠 잘 돼야 할 때”
혼성그룹 카드(KARD)가 돌아왔다. 11개월 만에 내놓은 새 앨범 ‘이끼’(ICKY)엔 멤버들의 오랜 고민과 그 고민에 대한 해답이 담겼다. [알비더블유(RBW), DSP미디어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이미 맥이 끊긴 혼성그룹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낯설고 신기한 등장이었다. 룰라부터 코요태까지, 그 시절의 ‘추억’을 안은 세대에겐 반가운 그룹이었다. 혼성그룹 카드(KARD)는 독특한 색깔의 팀이었다. 데뷔 이후 주목을 받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렸다. K-팝이 이전까진 도달하지 못했던 ‘미지의 땅’ 남미를 정복한 첫 그룹이라는 상징성이 이들에게 새겨졌다. 어느덧 데뷔 7주년. 그룹의 색깔과 정체성이 된 강점은 멤버들의 어깨에 무거운 고민으로 내려앉았다.

“누가 봐도 카드가 할 법한 라틴 스타일의 음악으로 돌아오고 싶진 않았어요.” (지우)

11개월 만에 내놓은 새 앨범 ‘이끼’(ICKY)엔 카드(BM, 제이셉, 소민, 지우) 멤버들의 오랜 고민과 그 고민에 대한 해답이 담겼다. 최근 서울 광진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카드는 “이번엔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혼성그룹 카드(KARD)가 돌아왔다. 11개월 만에 내놓은 새 앨범 ‘이끼’(ICKY)엔 멤버들의 오랜 고민과 그 고민에 대한 해답이 담겼다. [알비더블유(RBW), DSP미디어 제공]
정체성 유지하되 신선한 색깔…타이틀곡 바꾼 ‘한 수’

고심 끝에 낙점된 타이틀곡은 앨범 제목과 같은 ‘이끼’다. 멤버들이 만장일치로 결정한 곡이다.

“묘한 중독성이 있더라고요. 성적이 좋을지, 안 좋을지 장담할 순 없지만, 조금 더 색다르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지우) 이미 정해진 타이틀곡이 따로 있었다. “‘이끼’라는 곡은 사실 앨범의 타이틀곡도, 수록곡도 아니었어요. 그냥 옆에 있던 노래였죠.” (BM)

앨범 작업을 진행하며 “타이틀곡을 바꾸는 것은 큰 사건”(제이셉)이었다고 한다. “회사에 의견을 전달하고, 저희끼리 쪽방에 모여 있었어요. 그 안에서 회의가 진행되는 과정을 몰래 들었죠.(웃음)” (제이셉) “카드의 정체성인 뭄바톤의 느낌을 내면서도 신선한 색깔”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는 공통된 판단이 나왔다.

성공적인 선택이었다. 타이틀곡 ‘이끼’는 폴란드, 포르투갈 1위를 비롯해 12개 국가 아이튠즈 톱 K-팝 송 차트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역시나 해외에서의 관심이 뜨겁다. 브라질 매체 카프리초(CAPRICHO)는 “(카드가) 시각적인 변화, 한층 과감해진 가사, DJ 알록의 참여,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고 봤다. 미국 대중문화 소식지 브로드웨이 월드(Broadway World)는 “(컴백마다) 독창적인 앨범을 선보이고, 자신들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번 ‘이끼’도 예외는 아니다. 팬들은 카드의 시그니처 사운드에 흠뻑 빠져드는 동시에 네 멤버의 음악적 성장과 재능을 확인할 수 있을 것”라고 호평했다.

“그간 카드는 왜 계속 같은 걸 하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사실 3~5년차엔 다른 스타일도 많이 시도했는데, 저희 색깔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 스타일 위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어요. ‘이끼’는 우리의 고민을 단번에 해소한 선물같은 곡이었어요.” (전지우)

혼성그룹 카드(KARD)가 돌아왔다. 11개월 만에 내놓은 새 앨범 ‘이끼’(ICKY)엔 멤버들의 오랜 고민과 그 고민에 대한 해답이 담겼다. [알비더블유(RBW), DSP미디어 제공]
데뷔 7년차…“이젠 좀 잘 돼야 할 때”

새 앨범을 준비하는 동안 카드에겐 지난 7년여의 시간이 시시각각 스쳤다. 가요계 트렌드가 된 컴백 전 선공개 곡을 발표하는 것에도 고민이 많았다. 카드는 지난달 새 앨범 수록곡인 ‘위드아웃 유’(Without You)를 기습 선공개했다.

“아무도 모르고 우리와 팬들만 아는 선공개 곡일까봐 고민을 많이 했어요.”(지우) “다른 가수들이 선공개 곡을 내면, 그걸 따라 부르며 메인 컴백 곡은 뭐가 될지 기대를 하잖아요. 사실 그들과의 비교 대상은 아니다 보니, 선공개 곡을 내면 우리만 알고 지나가는 건 아닐지 현실적인 고민도 했어요.” (제이셉)

데뷔 7년을 꾸준히 따라다닌 국내에서의 팬덤 확장과 대중적 인지도 확보에 대한 갈증이었다.

“며칠전 저희끼리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어떻게 하면 잘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잘 되는 걸까 끝도 없이 질문을 던졌어요.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더 잘 돼야겠다는 생각, 이제는 좀 잘 돼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아직 답은 찾지 못했지만요.” (제이셉)

이번 앨범은 ‘회심의 일격’이다. K-팝 신에서 ‘뭄바톤’이라는 장르 자체가 낯선 시절, 카드가 등장해 새로운 장르의 씨앗을 뿌렸다. 누구도 가보지 못한 남미 땅에 K-팝을 알렸다. 컴백과 함께 진행한 ‘틱톡 챌린지’는 카드가 대중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서고자 한 시도다. 챌린지는 누적 조회수 1500만 뷰를 넘어섰다. “끈적끈적하고 불쾌하다”는 제목의 의미처럼 안무에서도 “껌을 밟은 것 같은 끈적끈적한 느낌”(제이셉)을 살렸다. 혼성그룹 카드의 매력을 살릴 수 있는 퍼포먼스다. 이번엔 “1위 가수 타이틀도 얻고 싶다”(제이셉)는 마음도 크다.

꽤 오랜 시간 동안 활동했지만, 아직 카드의 강점을 다 보여주진 못했다. “카드만의 무기”는 늘 고민한다. “색다르고 뻔하지 않은 답”(BM)을 내놓고 싶어 멤버들이 머리를 싸매는 질문이다. 그렇게 찾은 답은 “이상하고 특이하고 묘한 중동성”이다.

“종종 노래를 이렇게 잘하는 줄 몰랐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저희를 처음 보는 분들은 잠깐의 무대만 보기에 어느 정도 실력을 가진지 모르시는 거예요. 그 이야기가 신선하면서도 당황스럽기도 해요. 저희, 무대도 잘 하고 잘 놀아요. (웃음) 카드는 우리가 만들어가야 하는 그룹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우리만의 맛있는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그 묘한 중독성을 보여드리려고요.”(소민)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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