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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수채권 리스크에 긴장감 도는 증권가…‘투심’ 악화로 거래수익도 급감하나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발 매물 폭탄으로 시작된 무더기 하한가 사태 여파에 증권가는 차액결제거래(CFD) 미수채권을 수습하느라 여념이 없다. 증권가는 매수채권발 재무악화는 제한적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하지만, 거래 실적도 줄어드는 '이중고'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거래대금과 신용융자잔고 모두 내림세를 나타내면서 동학개미의 투심도 얼어붙는 분위기다.

▶자기자본 10% 이상 CFD 운영 4곳=17일 헤럴드경제가 증권사별 자기자본 대비 CFD 거래잔액 비율을 살펴본 결과, 3월 말 기준 증권사 13곳의 평균은 8.5%로 집계됐다. 국내 CFD 계좌 잔액은 총 2조7697억원, 이들의 자기자본 합계는 51조2316억원이다. 이번 사태에 휘말린 8개 종목만 구성되지 않았지만 CFD 미수채권 수습 여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현황이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CFD 잔고 규모가 큰 교보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CFD 거래잔액 비중(39.5%)도 가장 컸다. CFD 잔액이 두 번째로 큰 키움증권의 비중은 약 14% 수준을 나타냈다. 상위 5위권에는 DB금융투자(16.7%)·유진투자증권(15.7%)도 이름을 올렸는데, 자기자본이 1조원 미만인 터라 상대적으로 높게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CFD 거래잔액 규모가 큰 삼성증권(3503억원)·메리츠증권(3446억원)·하나증권(3400억원)의 경우, 자기자본 5조원 이상을 기록하면서 CFD 거래잔액 비중은 6% 안팎을 나타냈다. 물론, 거래잔액이 크다고 해서 미수채권 규모가 반드시 커지는 것도 아니다. 투자자들은 일정 기간 유예를 두면서 분할 납부도 가능하기 때문에 정확한 미수채권 규모는 시일이 지나야 파악될 전망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CFD 잔고는 많지만 투자자들에게 위험고지나 리스크 관련해서 소통을 많이 했다"며 "이번에 내부에서 파악한 미수채권 규모는 50억원이 채 안된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미수채권은 발생하겠지만 정확한 규모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당연히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시장 우려와 달리) 몇 천억원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가 일시적인 충격에서 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기자본 대비 CFD 거래잔액 비중이 대체로 10% 안팎을 기록하기 때문에 시장 충격도 흡수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이규희 NICE신용평가사 책임연구원은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CFD 고객채권 미회수에 따른 손실규모가 증권사의 재무안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가능성은 낮다"며 "구체적 손실규모는 올 2분기 실적이 나오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증권가, 미수채권 회수 총력전…투심 위축에도 긴장 =이처럼 증권가는 미수채권발 리스크 관리에 분주한 분위기다. 일부 증권사는 개인 고객들에게 일시 상환이 어려울 경우 미수금을 분할 납부하도록 하고 있지만 손실액의 상당 부분을 증권사가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이번 폭락 사태로 관련 증권사들이 떠안게 된 CFD 미수채권 규모가 작게는 수백억원대에서 크게는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2분기 실적 악화 우려도 제기된다. CFD 미수채권은 담보가 없어 전액 대손충당금으로 인식되는데, 영업 비용에 해당되는 대손충당금이 영업이익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일부 증권사는 채권 추심에 돌입했으며 하나증권은 지난 10일 이번 사태의 주범인 라덕연 대표의 금융기관 계좌를 가압류했다. 다만, 회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은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증권가는 '투심 위축'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올 1분기 선방한 실적을 거뒀지만, 최근 들어 거래가 줄어드는 등 실적 악화에 대한 불안 요소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일 평균 거래대금이 8조9835억원 수준으로 10조원 아래로 내렸다. 이는 지난달 코스피의 일 평균 거래대금인 12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약 28% 줄어든 수준이다. 코스닥 시장의 일일 거래대금과 빚투 규모를 나타내는 신용거래융자 잔고(코스닥·코스닥) 역시 이달 들어 감소세를 나타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수채권(에 따른 대손충당금) 비용뿐만 아니라 채권 추심하는 용역 비용도 생각보다 수수료가 꽤 쎄다"며 "1분기 영업실적이 양호한 증권사들 중에선 이번 영업이익을 미수채권발 비용으로 그대로 반납하는 곳도 있을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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