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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외이사 새판 짠 지주, 내부통제·리스크관리 조인다[머니뭐니]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금융당국이 내달 이사회 개편 로드맵을 내놓는 가운데 각 금융지주들도 사외이사 교육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 내부통제, 리스크관리를 강조하는 금융당국의 스탠스에 맞춰 1년에 한 두 차례에 불과했던 관련 교육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헤럴드경제가 4대 금융지주의 2022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들이 사외이사들에게 제공한 내·외부 교육과정은 총 49회로 집계됐다. 사별로 보면 하나금융이 15회로 가장 많았고, KB금융이 12회,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이 각각 11회를 기록했다.

이들이 사외이사에게 제공한 교육과정을 보면 각 금융지주들의 경영전략과 중점 사업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신한지주는 재일교포 자본 기반에 출발한 만큼 일본 현지화전략을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또 주가 부양을 우선 목표로 삼았던 만큼 신한금융에 대한 시장 애널리스트 평가를 듣는 자리를 가졌다.

디지털 전환에 초점을 뒀던 우리금융은 이에 대한 교육을 사외이사들에게 두 차례 걸쳐 제공했다. 하나금융은 4대 지주 중 가장 다양하게 교육이 이뤄졌다. 마이데이터, 디지털, 회계 등은 물론이고 자금세탁방지, 바젤Ⅲ 관련 리스크관리 2회 등 내부통제 교육도 여러차례 제공됐다.

KB금융은 최근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이사회 개편과 맞닿아 있는 사외이사 교육을 제공한 곳으로 나타났다. 내부통제, 조직문화 뿐 아니라 이사회의 역할을 중심으로 한 자체정상화 계획 관련 거버넌스 교육이 이뤄졌다. 이밖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분야에서 가장 앞선 만큼 이사회 교육 중 25%가 ESG 관련 내용으로 채워졌다.

올해 금융지주들의 사외이사 교육은 내부통제, 리스크관리에 보다 중점이 쏠릴 전망이다. 금융사들의 각종 횡령 및 금융사고 배경으로 금융당국은 이사진들의 견제 기능 약화를 꼽아왔다. 이에 해외 제도 도입, 이사회 역할 강화 등을 통해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리스크관리 역량을 키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또한 “거버넌스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당국에서도 각 사들이 고유의 사정에 맞는 노력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감원은 4월 중 이사회 관련 로드맵을 발표할 전망이다.

이 흐름에 맞춰 금융지주사들 또한 올해 지배구조, 내부통제 강화에 초점을 두고 사외이사 교육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한지주의 경우 올 5월과 10월에 걸쳐 내부통제 사전지식 및 준법 교육, 내부통제 및 소비자보호, 자금세탁 교육을 진행한다. 농협금융, 우리금융 등도 올해 외부 환경 변화에 대한 교육과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 교육을 확대키로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외이사에 대한 교육을 확대하는 것 뿐 아니라 실효성을 높이는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지배구조 전문가는 “실제 금융사들이 진행한 사외이사 교육을 보면 관련 부서에서 개괄적인 내용만 보고하는데 그쳐 사외이사들이 회사 사정을 속속들이 알기 어렵다”며 “이사회 역할과 권한이 강화되는 만큼 사외이사들이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 구체화된 교육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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