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대기업도 최대 25% 세액공제율...업계 “앞으로가 더 중요”
대규모 투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 큰 혜택
R&D 비용에도 30~50% 세액공제율 적용
업계, 일관적이고 신속한 제도 지원 급선무

미국의 일방적인 자국 중심 반도체 정책에 맞서 국내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한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으로 전세계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대규모 반도체 투자를 발표한 삼성·SK도 수혜 대상이 될 전망이다. 반면 전반적인 판은 깔렸지만 ‘반도체 장기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속도감 있는 실행과 구체적인 후속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3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K칩스법은 국내에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 관련 설비투자를 할 경우 세액 공제 비율을 기존 8%에서 15%로 확대(대기업·중견기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올해에는 투자 증가분의 10%를 추가로 공제하는 ‘임시투자 세액공제’ 제도도 포함돼 대기업도 최대 25%의 세액공제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용인에 대규모 반도체 투자를 발표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큰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용인 원삼면에 120조 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용인 남사읍에 2042년까지 300조 원을 투자해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는 이번 K칩스법에 환영의 입장을 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세 부담이 줄어들면 전체 반도체 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경제연구원은 세액공제율이 1% 포인트 오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10대 반도체 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3600억원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이번 개정안 통과로 반도체 기업 세 부담 경감 효과는 2조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특히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대만 등 전세계 주요 반도체 국가들이 자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 유치를 위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인 우위를 점유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현재 미국은 설비 투자에 대해 25% 세액공제율을 적용하고 있다. 5%인 대만과 비교해서는 5배다. 반도체 기술을 좌우할 연구개발(R&D) 비용에도 경쟁국 대비 파격적인 지원이 적용된다. ▷일본 6~12% ▷대만 25% 등보다 훨씬 높은 30~50% 세액공제율이 적용될 예정이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한국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다만, 업계에서는 반도체, 전기차 등 국가 핵심 산업을 둘러싼 제도적 지원이 일관적이고 신속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은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을 규제하는 등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을 압박하며 전세계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앞장서고 있다. 반도체 공급 역량이 국가의 안보와 직결될 정도로 중요성이 더욱 커진 만큼, 발 빠른 대응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K칩스법’을 발의한 양향자 의원은 “미국, 대만 등 반도체 선진국을 앞서려면 더욱 파격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 논의가 이번 법안에서 멈추지 않고 상임위에서, 특위에서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법안 중 국가전략기술 지정을 시행령에서 법령으로 바꾼 것에 대해 우려한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시행령을 통해 세부안이 마련돼야 하는데 법령으로 지정되면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미흡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양 의원은 “정치권의 입맛에 따라 국가전략기술 지정이 남용될 우려가 있고, 느린 입법 속도로 첨단기술 지원이 적기에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며 “반도체와 같은 핵심 산업의 지원이 분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세계 최대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구축될 2042년까지 후속적인 지원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며 “생산시설 뿐 아니라 인재 육성, 행정 절차 간소화 등에도 일관성 있는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jakme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