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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對中 적자 고착화될 판...수출전략 치밀하게 다시 짜야

중국이 우리나라의 최대 무역 적자국이 됐다. 중국은 수교(1992년) 이후 30년간 우리의 달러박스로 여길 정도의 무역 흑자국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 처지가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28일 한국무역협회가 내놓은 통계를 보면 심각하다 못해 암울한 생각마저 든다. 올해 1월 대(對)중국 무역수지 적자는 39억3300만달러로 집계됐다. 1, 2월을 합하면 규모가 50억달러가 넘는다. 천연가스와 원유를 사오느라 그동안 최대 무역 적자국이 됐던 호주와 사우디아라비아를 훌쩍 넘어섰다. 올 들어 우리의 무역 적자는 사상 최대 규모인데 ‘중국’ 탓이 가장 컸던 셈이다. 3월에도 적자 추세는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대로 대중국 무역 적자가 고착화되는 건 아닌지 불안하고 걱정스럽다.

중국이 최대 무역 적자국이 된 것은 어느 정도 예견은 됐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확실한 무역 흑자 1위 국가였다. 그러다 2019년 2위로 내려앉은 뒤 줄곧 순위가 밀리더니 지난해 22위까지 내려앉았다. 그리고 올 들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도 모자라 아예 최대 적자국이 된 것이다.

코로나19로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국가 봉쇄정책을 편 것이 대중 무역에 큰 차질을 가져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원인은 매우 복합적이다. 중국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화장품 등 소비재 수출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한국 게임 등이 한한령(限韓令) 같은 각종 규제로 중국 시장에서 대부분 밀려났던 것도 타격이 컸다. 정작 문제는 중국의 산업구조가 재편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그동안 반도체 기계설비 등 중간재를 수입해 완성품을 만들어 파는 구조가 많았다. 그런데 필요한 중간재 국산화에 박차를 가해 한국 수입 수요를 크게 줄인 것이다. 중국이 지난해 세계 5대 무역강국 가운데 수입 증가율이 가장 낮은 것이 이 같은 제조업 생산구조 변화를 잘 말해주고 있다.

적자, 흑자를 떠나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다. 무역으로 나라 경제를 꾸려가는 우리 입장에서는 중국과의 교역이 큰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대중국 무역의 전략을 치밀하게 다시 짜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봉쇄정책을 완전히 푼다면 다소 사정이 나아지겠지만 본질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첨단 기술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절대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분야를 늘리는 것이 우선 급하다. 중국이 수입하는 주력 품목에 대한 분석과 이에 대한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미-중 패권경쟁 등 정치적 이유로 우리 기업의 중국 진출과 활동이 흔들리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외교적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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