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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계·기업 빚 4500조원… GDP 대비 2.25배 또 사상 최대[금융안정상황]

지난해 가계와 기업 등 민간의 빚이 경제 규모의 2.2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기업대출은 1년 전보다 1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 부진에 민간 소비 마저 감소하면서 기업 경기는 앞으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은 수출입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부산항 신선대부두[연합]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가계와 기업 등 민간의 빚이 경제 규모의 두 배를 넘기며 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우리나라가 2년간 번 돈을 전부 끌어모아도 다 갚을 수 없을 만큼 빚이 많이 불어났다는 의미다. 특히 금리가 오르면서 가계 빚 증가세는 꺾였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기업 대출이 크게 늘었다. 실리콘밸리은행(SVB)파산으로 인한 금융 불확실성 확대와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위험을 감안하면, 기업의 경영안정성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3년 3월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가계부채+기업부채)의 비율은 225.1%였다. 관련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다. 1년 전에 비해선 6.5% 상승했다.

빚 급증을 불러온 건 기업이었다. 기업신용은 지난해 말 2590조원으로 전년 말(2355조4000억원)에 비해 10%나 급증했다. 무엇보다 대기업 대출이 빠르게 늘었다. 대기업이 빌린 빚의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2021년 4분기 2.5%에서 2022년 1분기 7.8%, 2분기 11.1%, 3분기 15.0%, 4분기 18.2%로 급증세를 나타냈다.

자산 중 부채가 차지하는 기업부채비율도 작년 3분기 기준 84.5%로 껑충 뛰었다. 특히 중소기업의 부채비율은 2021년 말 54.7%에서 작년 3분기 50.3%로 줄어든 반면, 대기업은 이 기간 81.6%에서 86.5%로 급증했다.

반면 가계 빚은 작년 말 1867조원으로 2021년 말(1862조9000억원)보다 0.2% 증가에 그쳤다. 직전분기 1871조1000억원 보다는 오히려 감소했다. 금리가 올라 이자부담이 커진 가계가 빚을 줄인 때문이다.

한은은 “주요국의 통화긴축과 SVB파산 등 대외요인이 국내 경기둔화 및 부동산시장 부진 등과 맞물릴 경우,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와 대출부실 위험 증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은은 2020년 말 이후부터 비은행권이 참여한 PF사업장의 위험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고 봤다. 2022년 9월 말 기준 새마을금고를 제외하고 집계한 비은행권 전체의 부동산PF 익스포저 규모는 115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한은은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사업추진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미분양주택이 증가하면서 PF 상환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정안전부가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새마을금고의 PF대출 일종인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비 대출잔액은 작년 말 15조5079억원으로, 2019년 말 1694억원에서 9배 이상 급증했다. 관련 연체액도 2021년 말 60억원에서 지난해 말 602억원으로 10배가량 늘었다.

한은은 “시장안정화 조치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은 다소 진정됐으나, 경제 주체의 신용위험 및 대외부문에 대한 경계감이 증대되면서 여전히 금융불안지수(FSI)는 21.8로 위기 단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취약 가계 기업에 대한 선별 지원으로 부실을 최소화하고, 부동산 시장 연착륙 도모 및 SVB사태와 부동산 PF 리스크를 점검하는 등 정책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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