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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줄도산·집값 하락’ 디스인플레 신호?
FOMC 파월 발언에 시선 집중
대출 축소 여파 경기침체 우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1일(현지시간) 추가 금리인상폭을 논의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시작했다.

은행발 시장 혼란으로 연준이 목표한 ‘긴축’이 이미 현실화 됐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오고 있어, 연준의 이번 금리 결정에 전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등 외신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크레디트스위스(CS) 등을 필두로 한 최근의 은행권 대혼란 속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금융 안정을 선택하든 인플레이션 통제를 선택하든 비판을 피해가긴 어려워 보인다. 금리 결정은 한국시간 23일 오전 3시에 발표될 예정이다.

2021년까지 Fed 이사회의 선임 고문을 역임한 엘렌 미드는 “파월 의장은 ‘소방관(혼란 수습)’이자 ‘경찰관(인플레이션 통제)’이되야 하는 엄청나게 어려운 상황”이라고 FT에서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상당수 금융업계 인사들은 연준이 금리인상을 멈출 시그널인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이 시작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SVB 사태가 불거지고 약 2주 만에 미국 은행 주가는 15% 이상 하락했고, 취약 기업의 차입 비용은 급등했으며, 미국 금융 부채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은 2020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토르스텐 슬록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시장의 긴축 규모가 연준이 1.5%포인트 금리인상을 하는것과 같은 정도”라고 로이터 통신에 밝혔다.

이안 셰퍼드슨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은행 파산 사태를 비롯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것들은 디스인플레이션 징후로 봐야 한다”면서 “다만 이 디스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SVB와 시그니처은행 사태에 놀란 미국 지역 은행들이 대출을 급격히 축소할 것이라는 점도 경기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전체 자산의 약 40%를 보유한 은행들이 대출을 축소할 수 있으며, 이는 올해 급격한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통화 정책(금리인상)의 후행적 효과로 인해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하방 리스크까지 더해져 상황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빌 다비니 ABN AMRO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향후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시장 변동성이 진정된다고 가정하더라도 금융 여건의 긴축은 어느 정도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준의 긴축 작업이 곧 실물 경제에 대한 대출을 억제하는 것과 동일하기에 더 이상 추가 정책 긴축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디스인플레이션 징후로는 유가와 집값 하락이 있다. 유가는 지난 9일 이후 9% 하락했으며, 2월 미국 집값은 약 11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하락세를 나타냈다. 기존 주택판매는 증가세로 돌아섰다.

연준으로서도 이러한 시장의 반응을 무시하기 힘들기에, 곧 발표될 FOMC 성명서에는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속적인 인상’이라는 공약이 철회되고 좀 더 부드럽거나 조건부적인 표현으로 추가 인상을 암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민경 기자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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