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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근로시간 60시간 이상 무리"…혼선의 '근로시간 제도개편안'
대통령실, 주 60시간 무리→가이드라인 아냐→주 60시간 무리
고용부 제도개편안 전면 재검토 불가피...'주 59시간제' 재설계하나
경영계 "탄력근로제보다 후퇴", MZ "60시간 제한도 장시간 근로"
전문가 "주 60시간 덫에 갇혔다…프레임 바꿔야"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한일관계 정상화, 근로시간 유연화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저는 주당 60시간 이상 근무는 건강보호 차원에서 무리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다시금 “주 60시간 이상 근로는 무리”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고용노동부의 ‘근로시간 제도개편안’도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주당 연장근로시간에 상한캡(주 60시간 미만)을 씌우는 것과 별개로 현재 MZ세대들의 불신을 해소하려면 ‘한 달 휴가’처럼 지금으로선 현실과 괴리가 큰 정책들을 현실화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정부의 근로시간 유연화 정책과 관련, 임금, 휴가 등 근로 보상체계에 대해 근로자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특히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만연한 우리 사회에서 노동 약자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확실한 담보책을 강구할 것”이라며 “근로자들의 건강권, 휴식권 보장과 포괄임금제 악용 방지를 통한 정당한 보상에 조금의 의혹과 불안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재차 “주 60시간 이상 근로는 무리”라고 강조했다.

지난 16일 대통령실은 “주 60시간 이상 근로는 무리”라고 발표했지만, 발표 나흘 만인 20일 해당 발언은 가이드라인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선 고용부의 개편안이 재추진하는 것으로 해석됐지만, 대통령이 하루 만에 그 입장을 다시 뒤엎은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개편 방향은 다시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하게 됐다. 주 60시간 미만(주 59시간)을 기준으로 제도를 다시 설계해야 하는 셈이다. 다만 이 경우 노동계 뿐 아니라 경영계에서도 반발할 수 있다.

실제 경영계는 지난 16일 대통령실이 주장하는 ‘상한선’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현행 주 52시간제 보완으로 이미 시행하고 있는 탄력근로제로도 특정주에 최대 64시간 근로가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제도보다 후퇴하는 것인 탓이다. 탄력근로제는 특정 주의 법정근로시간(40시간)을 52시간까지 늘리는 대신 다른 주의 법정근로시간을 줄여 최장 6개월간 주당 평균 법정근로시간을 40시간으로 맞추는 제도다. 경제단체들은 앞서 “개편안을 주 60시간 미만으로 하면 지금 주 52시간제와 비교해 어떤 실익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해당 안에 대해 반대한 바 있다.

MZ노조협의체(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등도 대통령 보완지시에 공감하지 못한다. 앞서 MZ노조는 대통령실의 “주 60시간 이상 근로는 무리”라는 발언 이후 “69시간이든 60시간이든 (주 최대 근로) 시간이 줄어드는 게 문제가 아니다”며 “60시간으로 제한한다고 해서 공짜야근이 종식되지는 않는다”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지난 14일 대통령의 재검토와 보완 지시 이후 MZ세대들과의 소통을 확대하고 있는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소통 행보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 15, 16일 MZ세대와 만난 이 장관은 이번 주에도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와 만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주 60시간 미만’ 상한캡의 근거를 묻고 있다. 아울러 이와 별개로 11시간 연속 휴식,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근로자대표제 정비, 포괄임금 오남용 근절, 근로시간 출퇴근 관리 강화 등이 현실적으로 이행 가능토록 하는 ‘신뢰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연장근로를 모아뒀다가 휴가로 쓸 수 있는 근로시간저축제의 경우 ‘빛 좋은 개살구’라는 비판이 컸다. 실제 현행 근로기준법상 연차 휴가도 모두 소진하는 기업이 40.9% 수준인 탓이다.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연장근로를 했을 경우 나중에 휴가를 보장할 수 있는 방법, 공짜 노동 근절 방안, 근로시간 개편 시 노사 합의 절차 강화 등 직장인의 우려를 풀어줄 수 있는 대책이 더 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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