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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習 중재 휴전 안돼”vs 中“러와 함께 세계질서 수호”...시진핑 방러, 미중 힘겨루기 노골화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회담 중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AP]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힘겨루기가 노골화되고 있다. 시 주석이 방러와 함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고 나선 가운데, 미국은 우크라이나전쟁의 ‘중재자’를 자청한 시 주석의 행보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 조정관은 시 주석의 방러 첫날인 20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전면 휴전 제안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휴전이 아닌 러시아의 철군을 전제로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 군을 우크라이나 영토에 남겨 두는 휴전 요구에 대해 우려한다”면서 “이는 러시아의 불법 점령을 인정하고 러시아가 자신의 위치를 확고하게 한 뒤 유리한 시점에 전쟁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맞아 입장문을 내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대화를 재개하고 휴전을 모색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커비 조정관은 “중국의 도움을 받아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를 회복하기 위한 실행 가능한 경로 없이 전쟁을 동결하려는 러시아의 어떤 전술적 조치에도 속아서는 안 된다”면서 오히려 시 주석이 러시아군 철군을 위해 푸틴 대통령을 압박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그는 시 주석의 방러를 통해 드러난 중러 양국의 밀착을 ‘정략결혼’이라 표현하면서 “시 주석에게 푸틴 대통령은 잠재적 동맹국이며, 푸틴 대통령에게 시 주석은 일종의 생명줄”이라고 지적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도 이날 푸틴 대통령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 발부에도 시 주석이 방러를 단행한 것에 대해 “러시아의 범죄 행위에 대해 외교적 은닉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시 주석의 방러를 향한 비난의 눈길에도 불구하고 중러 양국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을 통해 서로를 ‘친애하는 친구’라 부르며 변함없는 지지를 재확인했다.

시 주석은 도착 직후 연설에서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유엔 중심의 국제 체제를 단호히 수호하고,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에 기반한 국제관계 규범과 국제법을 토대로 한 세계 질서를 수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 상호 이익이 되는 역내 및 국제 현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며 “중국과 러시아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양국관계 발전은 세계 발전에 크게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몇 년 동안 중국은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다”면서 “이는 전 세계의 진정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우리도 중국을 조금 질투하기도 한다”고 중국을 치켜세웠다. 또한 그는 “중국은 대부분 국제 이슈에 있어 공정하고 균형잡힌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도 덧붙이며,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에 있어 중국이 러시아와 뜻을 함께할 것이란 기대를 내비쳤다.

이날 중·러 두 정상의 비공개 회동은 4시간 반 동안 이어졌다. 시 주석은 현지시간 기준 22일까지 러시아에 머물 예정으로, 21일에는 양국 대표단이 배석한 공식 정상회담이 열린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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