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ACR).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무겁고 두꺼운 충전 케이블을 대신 들어서 충전해주는 로봇이 등장했다.

전기차와 신호로 소통해 알아서 충전구 덮개를 열고, 충전 케이블을 충전구에 정확하게 끼워 맞춘다. 충전 중 장애물이 나타나면 경고를 보내고, 충전 후에는 알아서 케이블과 덮개를 정리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주차만 하면 자동으로 전기차를 충전해주는 충전 로봇(ACR, Automatic Charging Robot)의 시연 영상을 21일 유튜브에 공개했다.

이 로봇은 외팔형 로봇으로, 전기차 충전의 A부터 Z까지 알아서 해결한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지난해 7월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된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이 이번에 공개한 영상에는 실제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 6’가 충전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은 전기차 충전 위치에 아이오닉 6가 자율 주차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차량이 충전 가능 구역에 주차되면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과 차량이 서로 통신해 충전구 덮개를 열고, 로봇은 내부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충전구의 위치와 각도를 계산한다.

이어 로봇은 충전기를 들어 차량의 충전구에 체결, 충전을 시작한다. 충전이 완료되면 충전기를 뽑아 제자리에 돌려놓고 차량의 충전구 덮개를 닫는 등 모든 과정을 스스로 수행한다.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은 첨단 로봇 기술의 집약체다. 차량의 주차 위치와 충전구의 형태, 날씨, 장애물, 충전 케이블의 무게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ACR)이 ‘아이오닉 6’를 충전 중인 모습. [현대차 제공]

특히 로봇이 충전기를 충전구에 체결하기 위해서는 변수를 빈틈없이 계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로봇에 3D 카메라 기반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또 대부분의 전기차 충전기가 옥외에 설치된 점을 고려해 연구소에 옥외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고 다양한 환경에서 평가를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은 ‘IP65’의 방수·방진 등급을 확보했으며, 고온·저온의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구동될 수 있다.

이 밖에도 현대차그룹은 레이저 센서가 내장된 ‘안전 폴대(Safety Pole)’를 로봇 주변에 설치, 장애물이 접근하는 것을 감지할 수 있도록 해 혹시 모를 안전사고까지 방지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ACR). [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이 충전 편의성을 대폭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자율주차 관제 시스템이나 이동형 레일과 결합한다면 주차된 여러 대의 전기차를 순차적으로 충전하는 등 활용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충전 속도가 빠른 초고속 충전기로 변화할수록 충전 케이블은 두꺼워지고 무거워지며, 특히 야간에는 충전구의 위치와 각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며 “로봇이 대신한다면 이러한 고객들의 불편을 대폭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은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23 서울 모빌리티쇼’에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