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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웨이’ 헝가리…‘푸틴 체포’ 촉구 대열서 나홀로 이탈
오르반 빅토르(오른쪽) 헝가리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FP 자료사진]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유럽연합(EU) 소속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를 제재하는 EU의 방향과 자꾸만 어긋나는 헝가리가 또다시 대열에서 이탈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상대로 발부한 체포 영장과 관련한 EU 차원의 공동 성명이 헝가리의 저지로 불발됐다고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때문에 EU는 회원국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성명을 내는 대신에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의 명의로 ICC의 결정을 주목한다고 발표하는 데 그쳤다.

보렐 대표로 명의로 19일 발표된 성명은 “ICC의 결정은 러시아 지도자들에게 그들이 명령을 내려 우크라이나에서 자행된 범죄와 잔혹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는 절차의 시작이라고 EU는 평가한다”고 밝혔다.

EU 법무장관들도 20일 ICC의 결정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냈으나 헝가리는 이 성명에도 서명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코멘트를 요청했으나 헝가리 측의 답변을 즉각 받지 못했다. 보렐 고위대표의 대변인은 EU 내부의 일하는 방식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헝가리의 어깃장으로 오는 23∼24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도 푸틴 대통령의 전쟁 범죄를 강력히 규탄하는 내용이 성명에 포함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예상했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성명 초안에는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자행된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러시아 불법 이주와 이송이라는 전쟁범죄와 관련, 러시아 대통령과 그가 임명한 아동인권 위원을 상대로 ICC가 최근 발부한 체포영장에 주목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소식통은 이와 관련, 몇몇 지도자들이 좀 더 강한 어조로 푸틴 대통령을 규탄할 것을 촉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등 EU 지도자 상당수는 이미 지난 주 ICC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뜻을 개별적으로 밝힌 바 있다.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면서도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헝가리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줄곧 협상을 통한 평화적 분쟁 해결을 촉구하며, 서방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인 극우 성향의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EU가 러시아에 제재를 부과할 때마다 제동을 거는 데 앞장서고 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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