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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년을 기다렸다”…‘아이돌의 미래’ 해리 스타일스, 현존 세계 최고의 증명
그래미 2관왕…현존 최고의 팝스타
1만 5000명 ‘떼창의 민족’ 저력 보여줘
방탄소년단·블랙핑크 멤버들 관객으로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팝스타 해리 스타일스의 첫 내한공연에 1만 5000명의 관객이 찾아 뜨거운 90분을 보냈다. [라이브네이션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안녕하세요. 한국 와서 행복해요.”

성별의 경계를 넘어선 ‘젠더플루이드(Genderfluid)’ 패션의 아이콘다웠다. 반짝이는 ‘워터멜론(Watermelon)’ 시퀸 점프수트를 입은 해리 스타일스가 등장하자, 1만 5000명의 관객은 기다렸다는 듯이 함성을 쏟아냈다. 정확한 한국어 발음으로 건네는 해리 스타일스의 인사에 팬들은 일제히 손을 흔들고 ‘해리’를 연호했다.

지난달 열린 ‘그래미 어워즈’에서 2관왕, 영국 대중음악 시상식 ‘브릿 어워즈’에서 4관왕에 오르며 영미 최고의 음악 시상식을 석권한 영국 출신 팝스타 해리 스타일스가 20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KSPO)돔에서 열린 첫 내한 공연을 통해 마침내 한국 관객과 만났다. 이번 서울 공연은 태국 방콕, 싱가포르, 일본 도쿄 등 아시아 투어인 ‘러브 온 투어’(LOVE ON TOUR)의 일환으로 함께 열렸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팝스타 해리 스타일스의 첫 내한공연엔 팬들의 오랜 기다림이 객석에서 묻어났다. “13년을 기다렸다”며 손팻말을 든 젠지 팬들이 적지 않았다. 방탄소년단(BTS) 등장 이전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영국의 보이그룹 원디렉션 출신인 스타일스가 데뷔한 2011년부터 기다렸다는 뜻이다.

스타일스의 첫 공연은 무엇을 기대하든 그 이상이었다. 가장 성공한 아이돌 그룹이었고, 홀로서기 이후 이전의 영광을 뛰어넘는 성취를 거둔 그는 ‘아이돌의 미래’였다. 공연은 시작부터 발칵 뒤집어졌다. 지난해 발매한 3집 ‘해리스 하우스’(Haary’s House)에 수록된 ‘뮤직 포 어 스시 레스토랑’(Music for a Sushi Restaurant)으로 문을 열고 ‘골든’(Golden), ‘어도어 유’(Adore You), ‘킵 드라이빙’(Keep Driving) 등을 줄줄이 이어가며 열기를 끌어올렸다. 실내 공연장의 마스크 해제 이후 한국을 찾은 첫 대형 팝스타의 공연에서 절대 다수를 차지한 20대 관객들은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90분을 즐겼다. 특히 ‘골든’을 부를 때는 전주 구간부터 ‘떼창의 민족’의 저력을 보여줬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팝스타 해리 스타일스의 첫 내한공연. [라이브네이션 제공]

무대는 심플했다. K팝 그룹들의 공연처럼 화려한 LED와 리프트의 활용은 없었다. 해리 스타일스의 존재와 뛰어난 라이브 실력, 친절한 무대 매너는 그가 왜 현존 최고인지를 증명했다.

스타일스는 T자형 돌출무대까지 십분 활용하며 관객들 한 명 한 명과 눈까지 맞췄다. 이제부터 ‘댄싱 타임’이라며 자신의 전매특허인 관능적인 움직임과 격렬한 춤사위를 선보일 때 스탠딩 석에 자리한 관객들도 함께 춤을 추며 방방 뛰어올랐다.

공연에선 이벤트가 많았다. 그는 한국식 손하트와 손키스를 쉴 새 없이 보냈고, 관객들이 챙겨와 무대로 건네는 선물도 모른 척하지 않았다. 스타일스의 최고 히트곡 중 하나인 ‘워터멜론 슈가’(Watermelon Sugar) 때는 핑크색 하트 모양의 선글라스를 착용했고, ‘시네마’(Cinema) 무대에선 태극기를 들고 무대를 가로질렀다. ‘레이트 나이트 토킹’(Late Night Talking) 무대에선 전통 갓을 쓴 뒤 야무지게 끈까지 묶었다. 팬들의 화답도 나왔다. ‘마틸다’(Matilda)를 부를 땐 공연장을 꽉 채운 관객들이 휴대전화 플래시 물결로 또 하나의 무대를 연출했다.

해리 스타일스의 공연을 찾은 뒤 그와의 인증샷을 올린 블랙핑크 로제 [로제 인스타그램 캡처]

해외 팝스타는 물론 K팝 스타들의 공연에서도 본 적 없는 팬들과의 소통도 이어졌다. 스타일스의 공연은 전무후무한 ‘관객 참여형’이었다. 생일을 맞은 팬을 위해 한국어와 영어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줬고, 13년을 기다렸다는 한국 팬이 스케치북에 써온 메시지를 한 장 한 장 넘기며 직접 읽어줬다.

앙코르곡은 ‘사인 오브 더 타임스(Sign of the Times)’와 지난해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1위 10회,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15회를 기록한 메가 히트곡 ‘애즈 잇 워즈(As It Was)’였다. 관객들의 흥은 도무지 가라앉지 않았고, 객석은 일제히 ‘해리, 유 아 더 러브 오브 아워 라이브스’(HARRY, YOU ARE THE LOVE OF OUR LIVES·해리, 당신은 우리 삶의 사랑이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로 인사를 건넸다.

‘K팝 성지’에서 열린 스타일스의 첫 내한 공연은 스탠딩석부터 지정석까지 팬들이 가득 찼다.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객도 상당했다. 명실상부 ‘아이돌의 아이돌’인 만큼 시상식을 방불케했다. K팝 스타들도 기다렸다는 듯이 총출동했다. 스타일스의 공연은 객석엔 방탄소년단 RM·슈가·뷔·정국, 제국의아이들 출신 박형식, 블랙핑크 로제·제니, 몬스타엑스 형원, 에스파 카리나·윈터, 엔하이픈 멤버들이 자리했다. 로제는 공연 이후 스타일스와의 인증샷으로 공연의 여운을 달랬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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