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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보유한 크레디트스위스(CS) 채권 규모가 135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금융당국이 170억달러 규모의 채권(후순위채)은 가치를 상실한다고 밝힌 만큼 손실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파산한 시그니처은행의 주식도 작년 연말 기준 35억원어치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실이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작년 말 기준 크레디트스위스 채권을 위탁운용(간접 투자) 방식으로 1359억원 보유 중이었다. 국민연금이 직접 투자한 CS 채권은 없었다.

UBS가 CS를 인수해 투자금 전액 손실 위험은 피했지만, 후순위채 가치를 스위스 금융당국이 인정하지 않기로 하면서 일부 투자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CS 주식 732억원어치도 보유했지만, 올 들어 은행 위기감이 커지면서 대부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최근 파산이 결정된 미국 시그니처뱅크에 대해서도 35억원에 이르는 주식 투자액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거래 정지 조치에 따라 매도 등 단기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미국 정부의 대책 등에 따라 거래 재개될 경우 면밀한 모니터링 및 대응을 위탁운용사에 요청했다. 공단도 위탁운영사의 투자내역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최근 파산한 다른 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주식과 채권을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1389억원어치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1218억원, 채권 171억원을 투자했다. SVB는 주가가 작년 말의 반토막 수준인 106.04달러까지 떨어진 뒤 거래 정지됐다.

한편, 국내 증시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연초까지 급등세를 보이던 금융주들은 SVB·CS발(發) 위기에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20일 기준 KB금융은 지난 1월 말 5만5900원에서 이날 4만8400원까지 50여일 만에 13.41%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0.17% 빠진 것에 비하면 상당한 낙폭이다.

KB금융뿐만 아니라 신한지주(-16.48%), 하나금융지주(14.66%), 우리금융지주(-13.29%) 등 다른 대형금융지주사 주가도 두자릿수의 하락율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