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수의는 생전 입었던 옷 중 가장 좋은 것으로”
곧 윤달인데, 윤달 장만하면 장수?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윤년 윤달에 수의를 마련해 두면, 부모가 장수한다”는 옛말이 있다. 수의를 보면서 가족과 오래오래 함께하고, 직계존비속이 건강에 대한 배려를 더 많이 하게 될 것이라는 정황 예측 때문이리라.

수의는 사람이 숨지고 염습(殮襲)할 때 시신에게 입히는 옷이다. 고려시대에는 예복으로 가장 좋은 옷을 입힌 것으로 알려졌으며 수의라는 용어가 기록으로 남겨진 것은 광해군 즉위년(1608)으로 알려졌다.

우리 조상들은 관혼상제를 중요시 여겼으며 수의는 정성과 효도의 의미를 담아 고인에게 예를 다한다는 의미에서 비단을 직접 바느질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국조오례의에 따르면 수의는 생전에 입었던 옷 중 가장 좋은 것으로 하며, 왕과 왕비의 수의 또한 색이 뚜렷하고 자수가 놓여진 가장 아름다운 예복으로 했다. 수의는 넉넉한 치수로 만들되 음양오행론에 따라 홀수로 치수를 맞추었다. 일제가 수의 원단을 비단에서 삼베로 바꾸었다. 그 자들 별 걸 다 고쳤는데, 아직도 삼베가 쓰이는 건 아이러니다.

사계(四季)를 모티브로 한 수의전, 갤러리 엘비스의 ‘사개(死開) : 지고, 피고’

갤러리 LVS가 오는 25일까지 서울 강남구 갤러리 엘비스에서 사계(四季)를 모티브로 한 전통 장례 복식인 비단 수의를 현대적으로 풀어나가는 ‘사개(死開) : 지고, 피고’ 를 새해 첫 전시로 선보인다.

사개는 삶이 지고,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으로 이어진다는 의미이고, 원단 디자인 컨셉인 사계와 동음이의어다. 네 명의 한복 디자이너 이혜순(담연), 이혜미(사임당by이혜미), 김민정(휘유), 송혜미(서담화)가 각각 비단에 사계절을 담아 손바느질로 오랜 시간 공들여 수의를 완성했다.

2023년은 윤달이 돌아오는 해로, 전시가 끝나는 시기인 양력 3월 22일부터 4월 19일이 이에 해당된다. 윤달은 일 년에 한 달이 추가로 더 삽입되어 음력과 양력의 간극을 메우며 24절기가 온전히 순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로부터 윤달은 신이 인간의 부정한 일에 감시를 거두는 기간이라 하여, 부정이 타지 않는 달로 여겨졌다. 이에 따라 우리 민족은 액운이 없는 윤달에 수의를 준비하면 부모가 장생한다고 하여 윤달에 수의를 미리 준비하여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였다.

‘사개(死開) : 지고, 피고’ 전시는 한국 전통 수의가 갖는 진정한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의도에서 기획되었다고 한다.

전시 작품은 각각 봄,여름,가을,겨울을 모티브로 재해석한 남녀 수의와 수의 일습을 선보인다. 수의 일습이란 옷가지부터 관에 안치할 때 필요한 치관제구를 포함 모든 구성품을 말한다.

남성 수의 일습에는 속바지,속저고리,바지,저고리,중치막,단령,버선,신발(습신),쓰개(소모자),행전, 벽목(얼굴가리개),과두(배싸개),악수(손싸개),지요(관바닥깔이),소령금(요), 대령금(이불),청금(제일 위 덮개) ,오낭 (마지막 치장의 자리걷이용 5개 주머니, 머리카락과 손톱,발톱을 넣음), 영혼매듭(장례기간동안 육신에서 빠져나온 혼백이 머물 수 있게 엮은 실) 등이 있다.

여성 수의 일습에는 단속곳, 속저고리, 치마 저고리, 당의, 원삼, 버선, 습신, 쓰개 (소모자),외에 치관도구는 남성과 같다.

주최측은 “모든 것이 획일화되는 현대시대에 한국의 전통을 보전하며 발전시키는데 의미를 두고, 떠나는 길을 예의와 미, 품위 있게 마감하는데 의의를 두고, 갤러리 방문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abc@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