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D-9’ KT&G 주총, 역대급 표대결 예상되는 이유는?
KT&G 사옥.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KT&G를 둘러싼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KT&G의 이번 주총 안건은 ▷사외이사·감사위원회 선임 ▷자사주 소각·취득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다. 주총에서 누가 추천한 사외이사가 뽑히느냐에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행동주의펀드 측 사외이사가 선임될 경우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한 경영 상의 변화가 벌어질 것이 예견되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임기가 끝나는 KT&G의 사외이사는 2명(총 사외이사 현재 6명)이다. 행동주의펀드인 안다자산운용에서 사외이사 2명을 증원하자고 요청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사외이사는 2명 또는 4명이 선임될 수 있다.

사외이사 증원·선임 건 ‘관심사’…행동주의펀드 입김 세지나

사외이사는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로 대주주나 경영진의 경영을 감시하거나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상법상 KT&G의 사외이사의 임기는 3년이며 이사회 의장을 뽑거나 (뽑힐 경우) 의장을 할 수 있다. 유관기업이 아닐 경우 2개 이상의 사외이사 겸직이 가능하며 해당 기관 전문위원회 위원 또는 위원장이 될 수도 있다. KT&G에 따르면 KT&G의 사외이사 연평균 보수는 9500만원이다.

KT&G 현 사외이사. [KT&G 홈페이지 캡처]

1% 안팎의 지분을 갖고 있는 행동주의펀드인 안다자산운용,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 등은 KT&G에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사내이사 증원을 요청한 상태다.

현재 사외이사 후보는 8명이다. 사외이사 후보로 KT&G(3명)는 김명철 전 신한금융지주 CFO·고윤성 한국외대 경영대학 교수·임일순 전 홈플러스 대표를 추천했다. 안다자산운용은 이수형 법무법인 메리트 변호사·김도린 전 루이비통코리아 전무·박재환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등 3명을, FCP는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대표와 황우진 전 푸르덴셜생명보험 대표 등 2명을 후보로 내세웠다.

KT&G 이사회 “행동주의펀드 측 사외이사 후보 전문성 부족”

KT&G 이사회는 행동주의펀드들이 추천한 5명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김명철 KT&G 이사회 의장은 “주주제안에서 추천된 대부분의 후보자는 감사위원 후보로 함께 상정됐지만 상법상 요구되는 재무전문가 자격을 충족하는지 확인할 수 없다”며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에 대한 주주들의 지지를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행동주의펀드는 기업의 지분을 사 의결권을 확보한 뒤 기업에 지배구조 개선이나 주주 이익 확대 요구 등 경영에 적극 개입하여 수익을 꾀하는 펀드이다. 각각 KT&G의 지분 1% 미만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안다자산운용, FCP 등은 주주제안을 통해 주총 안건을 마련한 상태다. 여기엔 주당 배당금 인상안도 포함돼 있다. KT&G가 결의·공시한 ‘주당 5000원’의 현금배당에 대해 안다자산운용은 ‘주당 7867원’, 아그네스는 ‘주당 1만원’을 각각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FCP는 KT&G 경영진이 그동안 경영권 방어에 KT&G 산하 재단 및 기금이 가진 의결권 지분이 사용됐다고 주장하면서 자사주 소각·취득 안건도 올려둔 상태다. 이상현 FCP 대표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소각돼야 할 자기주식이 단지 이사회 결의만으로 KT&G 산하 재단과 기금에 출연돼 왔다”며 “KT&G 경영진이 주주환원 의지가 있다면 자기주식 소각 관련 안건에 명확한 찬성 의사를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KT&G-행동주의펀드, ‘주주 이익 보장해왔나’ 놓고 의견 갈려

KT&G는 최근 3년 연속 자사주 매입을 실시해 왔다. KT&G 이사회는 “자사주를 다른 목적에 이용한 사례나 계획이 전무하지만 자사주 보유에 대한 시장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소각을 적극 검토하고, 올해 말 현재보다 강화된 신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할 것”이며 주주 이익을 높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재원 확보를 위해 보유부동산 유동화, 차입 확대 등 적극적인 자금조달 방안도 고려할 것”이라며 “자사주 소각과 취득에 대한 주주 제안에 반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와 ISS는 각각 KT&G 이사회와 행동주의펀드의 제안에 상반된 의견을 냈다. 글래스루이스는 안다자산운용과 FCP 등 행동주의펀드에서 제안한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서는 반대할 것을 권했고, KT&G 이사회 측의 안건에 찬성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했다.

KT&G 로고. [KT&G 제공]

글래스루이스는 “KT&G 이사회가 자사주 매입 등으로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을 포함하면 2021년과 2022년 회사의 총 주주환원율은 각각 95%, 93%에 이르며 이는 국내 최고 수준이자 동종업계 글로벌 경쟁사를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또 사외의사 증원 요구와 후보군 추천 문제에 대해 KT&G 이사회가 제안한 대로 현재 6명의 인원을 유지하고 현 김명철 이사회 의장과 고윤성·임일순(KT&G 추천후보들 총 3명)을 선임할 것을 권했다.

글래스루이스는 “KT&G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가 합리적으로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으며 주주제안 측 후보가 차별되는 역량이나 기술, 자격 등을 갖추고 있다는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ISS, 사외이사 증원에 ‘다른 목소리’

반면 ISS 측은 사내이사 정원 증원에 찬성하며 최근 보고서를 통해 "소비자와 마케팅, 공급망, 자본 배분 등과 관련된 이사 3명을 추가 선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다만 ISS는 안다자산운용이 추천한 후보 가운데 이수형 변호사와 박재환 교수는 KT&G와 업무 관련 경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ISS는 새로운 후보자들의 자리를 마련하고, 이사회 변경안이 효과를 내도록 재구성된 이사회는 9~10명이 적절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hop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