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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에만 ‘11.4억’ 연봉 챙긴 은행원…은행장보다 1억원 더 받은 비결은[머니뭐니]
서울 한 거리에 주요 시중은행들의 현금입출금기기(ATM)가 줄지어 놓여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지난해 주요 시중은행에서 근무한 직원들 가운데 11억원이 넘는 연봉을 챙긴 사례가 나왔다. 이는 4대 시중은행의 모든 임직원을 통틀어 두 번째로 높은 보수총액이다. 특히 하나은행에서 근무한 해당 직원은 박성호 전 하나은행장(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보다 약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더 책정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권 내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연봉 TOP 20명 중 일반 직원이 15명…은행장 및 임원은 고작 5명

18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2022년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각 사별 보수금액 기준 상위 5명을 취합한 20명 가운데 은행장 및 임원의 비율은 25%(5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국민은행을 제외한 3개 사에서 공시한 고연봉자 15명은 모두 일반 직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유일하게 국민은행에서만 임원들이 고연봉자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4대 시중은행 임직원 중 가장 많은 연봉을 챙긴 인물은 이재근 국민은행장이었다. 이 행장의 지난해 보수는 총 14억7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중 상여금은 약 7억6000만원, 급여는 7억원가량으로 급여보다 상여금의 비중이 높았다. 기타 복리후생비로는 1700만원이 지급됐다.

그러나 연봉 2위부터 6위까지는 모두 하나은행의 관리자급 직원들이 차지했다. 해당 직원 5명은 지난해만 최소 10억9400만원에서 최대 11억4000만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았다. 이에 총 10억1600만원의 보수가 책정된 박성호 전 행장은 고연봉자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퇴직금만 최대 10억 이상…‘돈잔치’ 논란 계속될까

5대 시중은행 지점의 간판 취합.[연합]

관리자급 직원들이 은행장보다 많은 연봉을 받은 비결은 퇴직금에 있었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기준 특별퇴직(희망퇴직) 해당자로, 일반퇴직금과 특별퇴직금을 포함한 총퇴직금으로만 약 8억7000만원~10억4600만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중 가장 많은 퇴직금을 받은 직원의 총 퇴직소득은 지난해 근로소득에 비해 14배 이상 높게 책정되기도 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마찬가지였다. 신한은행에서 지난해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임직원 5명은 지점장·센터장 등 관리자급 직원이었다. 이들 또한 희망퇴직 대상자로서, 6억7600만원~8억6000만원가량의 퇴직금을 포함해 총 8억4700만원~9억8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우리은행에서도 부장급 직원 5명이 8억원 내외의 퇴직금을 받으며 고연봉자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은행권은 디지털 전환에 따른 점포 축소 및 비대면 영업의 확산에 따라 지속해서 인력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다. 희망퇴직 또한 이른바 ‘항아리형’ 구조로 불리는 인력구조를 개선하고, 미래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희망 퇴직금은 노사 합의에 따라 은행장이 결정하는데, 통상 26~36개월분의 직급에 따른 특별퇴직금과 자녀 학자금, 의료비 등 혜택이 포함된다.

서울 한 거리에 주요 시중은행들의 현금입출금기기(ATM)가 줄지어 놓여 있다.[연합]

그러나 최근 은행권이 높은 성과급에 이어 희망퇴직자에 평균 5억원이 넘는 퇴직금을 지급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비판은 거세졌다. 고금리를 틈탄 이자장사로 막대한 이익을 거둬놓고, 성과급·퇴직금 지급 등 ‘제 식구 배불리기’에만 힘쓰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은행권의 ‘돈잔치’ 논란에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비판의 목소리를 가세하자, 금융당국은 부랴부랴 희망퇴직 체계를 점검하고 나섰다. 실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6일 열린 은행권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희망퇴직금 지급 수준이 중장기적 조직·인력 효율화 관점에서 판단돼야 하며, 주주와 국민의 정서에도 부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희망퇴직금은 은행의 경영효율화를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큰 규모의 비용이 소요되는 의사결정인만큼 주주총회 등에서 평가받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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