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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대 금융은 ‘배당 확대’ 머뭇했는데…기업은행 배당 또 30%↑[머니뭐니]
서울 중구에 위치한 기업은행 본점 전경.[IBK기업은행 제공]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기업은행이 지난해 기준 배당성향을 31.2%로 책정하며, 2021년에 이어 배당 확대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당국이 정부 배당비율이 높은 국책은행의 배당 확대는 묵인하고, 민간 금융사에 대해서만 주주환원을 억제하는 ‘이중 잣대’를 적용한 결과라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주당 960원, 배당성향 31.2%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이로써 기업은행의 배당성향은 2020년(29.5%)과 2021년(30.7%)에 이어 증가세를 기록했다. 총배당액도 당기순이익과 배당 성향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1400억원가량 늘어난 765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기업은행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약 2조7965억원 규모로 전년과 비교해 15.3%가량 증가했다.

기업은행의 최대 주주는 기획재정부로, 지난해 말 기준 59.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지분율을 고려할 때 기재부가 결산 배당을 통해 가져가는 금액은 약 4553억원으로 책정된다. 당초 정부가 한전 등 에너지 공기업의 실적 부진에 따라 비교적 실적이 좋은 기업은행에 배당 확대를 요구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예상대로 기재부는 전년(3701억원) 대비 800억원가량 증가한 배당액을 확보하게 됐다. 2020년(2208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액수다.

서울 한 거리에 주요 은행들의 현금입출금기(ATM)이 줄지어 놓여 있다.[연합]

한편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또한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두며, 주주 요구에 따른 환원책을 확대 시행했다. 그러나 주주환원에 앞서 대손충당금 적립 등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라 속도조절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국이 정부배당 금융사와 민간 금융사 간 ‘이중 잣대’를 적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실제 4대 금융지주의 평균 배당성향은 25.45%로 전년(25.83%) 대비 소폭 줄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이 배당성향을 늘렸지만, 신한금융의 배당성향이 26.04%에서 22.8%로 낮아졌다. 물론 우리금융을 제외한 3사는 각각 1500~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발표하며, 총주주환원율을 높였다. 이와 함께 향후 주주환원 확대 방안도 내놨다. 그러나 환원 계획에도 보통주자본비율(CET1) 등 건전성 유지 조건을 내걸며, 금융당국과 주주 사이에서의 절충점을 찾아야 했다.

4대 시중은행 각 사 전경.[각 사 제공]

이러한 ‘이중 잣대’ 논란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코로나19 확산 직후인 2020년 결산 당시, 금융당국은 은행과 금융지주에 배당성향 상한 20%를 제시하며, 고배당을 억제한 바 있다. 당시 금융당국은 손실 시 정부가 보전한다는 것을 이유로 들고 기업은행을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농민들이 주축인 조합원들에 배당이 되는 농협금융도 예외 적용을 받지 못하는 등 형평성 논란과 함께 ‘내로남불’ 비판이 가중됐다.

일각에서는 정부 지분이 과반을 넘는 국책은행과 외국인 주주 비율이 높은 민간 금융사에 대한 정책 기준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이에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기업은행의 경우도 나머지 40%가량은 민간 지분이고 시중은행 주주들과 차별을 두는 건 ‘이중 잣대’에 가깝다”며 “올해는 주주사들이 주주환원 확대 방침을 내세우긴 했지만, 향후 경기둔화에 따른 건전성 우려 등을 고려할 때 언제든 다시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정부 배당 대상기업의 배당은 정부 배당협의체에서 결정되는 사안”이라면서도 “이번 배당성향 31.2%는 기업은행의 직전 5개년 배당성향(평균 30.7%) 및 올해 시중은행들의 배당 결과를 고려해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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