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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인, 위스키 다음은 전통주?…‘MZ 주당’ 꽂혔다 [힙해진 전통주]
CU와 대동여주도가 협업해 선보인 전통주 4종. [CU 제공]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지난해부터 전통주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나만 아는 술’을 찾아나선 MZ세대가 전통주에 매력에 빠진 덕분이다. 이에 전통주도 페트병을 벗고 고급술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며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전통주 산업 ‘성장세’…한잔씩 꺼내 마시는 MZ세대 ‘술 문화’ 영향

국내 전체 주류 시장 규모는 9조원, 이 가운데 전통주의 규모는 1%지만 성장성은 무궁무진하다. 15일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전통주 산업 규모는 2020년 627억원에서 2021년 941억원으로 팽창했다. 성장률이 무려 50.1%였다. 지난해 통계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주류업계는 지난해 전통주 산업 규모가 1000억원은 가뿐히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더본코리아가 지난해 3월 론칭한 전통주 커뮤니티 ‘백술닷컴’의 같은 해 12월 말 방문자 수는 같은 해 상반기 말에 비해 약 400% 급증했다. 회원 수 구성의 비중은 2030세대가 55%를 차지한다. 40대는 40%, 50대 이상 5%로 MZ세대를 중심으로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다는 설명이다.

요즘 대세인 위스키처럼 전통주 가운데에서도 증류주가 인기다. 백술닷컴의 전통주 판매량을 보면 소주·증류주의 판매량은 상반기에 비해 4%가량 상승한 41%로, 막걸리(41%)와 동일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증류주 출시가 많아진 점이 관련 주류 제품의 소비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 뒤를 이어 맑은술 12%, 과실주 등이 6%를 기록했다.

한번 개봉하면 전부 마셔야 하는 발효주와 달리 두고두고 한 잔씩 꺼내 마시는 MZ세대의 술 문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수 박재범이 ‘원소주’를 출시하며 일으킨 증류식 프리미엄 소주 열풍도 증류주의 인기에 가세했다. 원소주는 강원 원주시의 양조장과 손잡아 지역 농산물로 만든 술로 전통주로 분류된다. 주세 50% 감면과 인터넷 판매 혜택이 부여돼 보다 많은 젊은층이 찾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편의점, 레스토랑, 호텔 등 식음료 업계도 위스키의 명성을 물려받을 차세대 주종으로 ‘전통주’를 눈여겨 보고 있다. 편의점 CU는 최근 전통주 콘텐츠·유통 플랫폼인 ‘대동여주도’와 손잡고 전국의 소규모 양조장에서 생산된 전통주 알리기 프로젝트에 나섰다. 이번에 소개되는 상품은 전통주 소믈리에를 비롯한 주류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 엄선됐다.

특히 전통주 큐레이션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된 요소는 ‘품질’과 ‘브랜딩’이었다고 주류 전문가들은 전한다. 맛과 향을 기본으로 갖추고, 미학적으로도 보기 좋아야 한다는 의미다. 때문에 전통주도 페트병을 벗고 오색 유리병을 입었다. 이러한 전통주의 대변신에 힘입어 CU는 8일 프로젝트 론칭 이후 6일 만인 14일 기준 프로젝트에 참여한 전체 전통주 물량의 50%가 동났다.

CU ‘전통주 프로젝트’ 인기…외식업계, ‘한식-전통주 페어링’ 주목

외식업계에서도 일식 오마카세에 이어 ‘한식 맡김차림과 전통주 페어링’이 대세다. 지평주조는 지난해 8월 전통주에 한식 오마카세를 곁들인 레스토랑 ‘푼주’를 열었다. 5성급 호텔인 인천 네스트호텔도 올해 5~8월 성수기에 전통주 페어링을 곁들인 다이닝을 계획 중이다.

네이버 검색어에서도 전통주 페어링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키워드 ‘전통주 페어링’ 검색량을 분석 결과, 검색어 지수는 2021년 3월에는 9점, 같은 해 10월에는 63점을 기록하다가 지난해 7월 100점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지민 대동여주도 대표는 “와인과 위스키를 거치며 개인 취향을 찾기 시작한 소비자가 이제는 전통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미개척 영역인 ‘전통주’가 명성을 이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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