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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RA에 CRMA까지 거세지는 무역장벽…K배터리엔 악재? 기회? [비즈360]
EU 원자재법 조만간 윤곽…IRA 이어 ‘난관’
“정부차원 정책 지원 필수”…신기술 지원도
서울역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 [연합]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자국 중심의 공급망을 강화하는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CRMA, Critical Raw Material Act) 초안 공개가 임박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를 비롯한 산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으로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강화하는 가운데 유럽 역시 유사한 법안으로 국내 업체를 압박할 수 있어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오는 14일(현지시간) 원자재 확보를 위한 중앙기관인 ‘유럽 핵심원자재위원회(European Critical Raw Materials Board)’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CRMA 초안을 발표한다.

이 초안에는 리튬, 희토류, 코발트 등 전기차 배터리에 탑재되는 핵심 원자재에 대한 EU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광산에 대한 탐사 및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원자재 처리 공장에 대한 허가 절차를 단축해 자체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2030년까지 EU가 매년 필요한 전략적 재료의 최소 10%를 내부적으로 생산하고, 이를 기반으로 최소 40%를 역내에서 가공한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세웠다.

EU는 코로나19와 미-중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각종 이슈로 역내 공급망 불안정성이 확대되자 지난해부터 CRMA의 입법을 추진해 왔다. EU는 전반적으로 중국에 대한 원자재 의존도가 높다. 특정 광물의 경우 러시아(팔라듐), 브라질(니오븀), 칠레(리튬), 멕시코(플루오르스파) 등에 의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CRMA에 전보다 강화된 환경 기준을 현지에 진출한 기업에 요구하는 데 더해, 중국 등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여러 장치가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 연합 집행위원회.

원자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배터리 기업을 중심으로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2021년 기준 이차전지 양극재에 쓰이는 탄산망간과 수산화리튬의 중국 의존도는 각각 100%와 84%에 달했다. 이차전지 양극재용 수산화코발트는 69%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핵심 광물의 처리 및 가공 공정 대부분이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경쟁사인 세계 1위 배터리 회사 중국 CATL이 독일, 헝가리 등 유럽 내 생산시설 확대에 공을 들였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LG에너지솔루션(폴란드), SK온(헝가리), 삼성SDI(헝가리, 오스트리아)도 유럽 내 공급망을 구축 중이지만, 북미에 운영 중이거나 생산 예정인 공장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편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유럽 시장에서 친환경차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자동차 업계도 CRMA 입법 방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각각 체코와 슬로바키아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데, CRMA로 친환경차 생산 설비 확충 요구 등이 있을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IRA, EU의 CRMA 등 각종 원자재 장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공급망 전 과정에 걸쳐 피해 예상 범위를 산정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컨설팅이 필요하다”며 “코발트 프리 기술, 반고체·전고체 배터리 개발 등 공급망 다각화를 가능케 하는 신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을 정책적으로 지원해 체질 변화도 도모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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